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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Oct 23. 2023

우울한 나의 시작

언제나 그 경계에 있던 사람

*자해에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렇다. 제목처럼 우울한 나의 시작에 대해 써보려 한다.


중학교 1학년, 고작 열네 살에 처음으로 가위를 들어 상처를 냈다. 첫 자해의 기억은 이제는 희미해져 간다. 그게 시작이었다. 너무 힘들었다. 무슨 이유가 있어 힘든 건 아니었고, 그냥 살아가는 게 힘들었다. 난 언제나 완벽해야만 했고, 잘해야 했고, 칭찬받아야 하는, 착한 아이였으니까. 내 생각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왜냐면 사람들도 그런 나의 모습을 좋아해 주고 칭찬을 해주었으니까. 근데 그렇게 착한 내가 스스로 상처를 내다니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제야 숨이 쉬어졌다.


처음에는 가위였다. 근데 점점 눈썹칼, 커터칼로 변해갔다. 우울이 절정에 이르렀을 땐 새로운 칼날이 아니면 괴로웠다. 점점 상처를 숨길 수 없었다. 피가 멈추지 않는 날이 많아져갔다.


그렇게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살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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