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기억으로 남은 나의 첫 직장생활

상처만 남았던 나의 짧은 첫 직장생활 이야기

by 밤고구마

나는 4년제 병원행정과 관련된 학과를 나와 어느 병원에 기획실 직원으로 첫 취업을 하게 되었다.

그때 당시 기획실 책임자이셨던 수간호사님과 1대 1로 면접을 봤었는데 면접을 보면서 수간호사님께선 내가 마음에 드셨는지 나를 바로 채용하셨다.


물론 나는 나의 지병을 알리진 않았다. 행여 취업할 때 나의 지병에 대해 미리 이야기를 하면 나의 능력이나 가망성은 보지 않고 부정적인 시선으로 나를 바라볼까 봐 처음부터 나는 나의 지병을 오픈하려고 하지 않았다.

물론 부모님도 같은 생각이셨다. 특히 아빠께서는 사회초년생인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었다.


“사회라는 곳이 네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이기적이고 냉정한 곳이란다. 남이 어떻게 되든 다들 자기들만 생각하고 남들을 밟고 올라서려고 하지. 아무도 너의 처지를 생각해주지 않는단다. 그렇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직장에서 너의 지병을 절대 알리지 마렴.”


맞는 말이다. 근데 그게 참 마음이 아팠다. 물론 나 또한 남에게 나의 지병을 밝히는 것을 원래 싫어하긴 했지만, 취업하는데 나의 지병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과 두려움에 항상 숨기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슬픈 현실이었다. 그러한 현실을 알기에 나도 어느 곳이든 항상 면접 보러 다닐 때마다 굳이 나의 지병을 밝히려고 하진 않았었다.


그렇게 나는 이곳에서 무사히 합격하고 그렇게 기획실로 첫 출근을 하게 되었다.




기획실 구성원으로는 실장님, 상담 간호사선생님, 나 이렇게 3명이었다. 나는 신입이고 첫 직장이다 보니 긴장도 많이 되어있었고, 버벅거리며 일처리가 느리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첫 직장이니만큼 나는 최선을 다해서 일을 했었다. 사회초년생인 신입의 마음을 잘 알기에 실장님도 상담 간호사선생님도 다들 친절하게 대해주셨다.


나는 입사한 지 15일쯤 되던 때, 실장님도 상담 간호사선생님도 다들 친절하시고 좋으신 분인 것 같다는 생각에 순진했던 나는 나의 지병을 이분들에게 미리 알려줘도 되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실장님과 단둘이 있을 때, 실장님께 조용히 내가 앓고 있는 지병에 대해 알려드렸다.


그러나 나의 이러한 행동으로 인해 이게 나의 첫 직장생활의 막을 끝내게 되는 계기가 될 줄은 몰랐었다...


실장님은 내 이야기를 들으시더니 표정이 살짝 굳으셨지만 이내 웃으시면서 이해해 주시는 듯하셨다. 그때 알았어야 했는데 나는 순수하게 실장님을 믿었다.

그러나 조금 있다가 실장님은 나가서 수간호사님을 찾아가 내 이야기를 하셨는지 갑자기 수간호사님께서 나를 찾는다고 나에게 말하셨다.


나는 순간 ‘아뿔싸!’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예상했던 대로 수간호사님은 나의 지병 때문에 함께 일을 하기 어려울 거 같다고 나에게 말하셨다.

처음 들어간 나의 첫 직장이었고 지병이 있지만 그래도 열심히 할 수 있다고 말씀드려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수간호사님은 나에게 냉정하게 선을 그으셨고 이번 달까지만 일해 달라고 말하셨다.




슬펐다... 거기다 생각해 보니 계약 전 3개월간 수습기간인 상태여서 아직 정식으로 계약한 상태도 아니었기에 나는 언제든지 마음대로 잘릴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래서인지 수간호사님께서는 나를 쉽게 정리할 수 있으셨던 거 같았고, 이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실수한 나 자신도 너무 바보 같고 한탄스럽게 느껴졌다.


결국 이 일은 나에게 있어서 큰 상처로 남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나는 취업할 때 또는 취업했을 때, 남들에게는 절대 나의 지병을 알리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다짐이 나중에는 더 큰 상황을 만들게 된 계기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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