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돼지처럼 성실히 했다

우리가 행복을 키워가기엔 충분한 걸

by 강설


대충 하고 놀아야지 하며 지푸라기로 대충 만들지도, 그럴듯하게 만들어야지 하며 나무로 만들지도 않았었다.


성실하게 차곡차곡 반듯한 것만 골라 쌓아 올렸고 빈틈없이 메웠다. 제 아무리 튼튼하게 지으면 뭐 하나, 땅이 흔들리고 판이 충돌하여 갈라지니 불에 태운 시체처럼 앙상하게 뼛조각만 남았다.


방황도 했고 원망도 했으며

눈물도 많이 흘렸다.


안전한 곳을 찾아 더듬거리면서도 막상 누군가와 손끝이 닿으면 두려움에 소스라치게 놀라던 겁쟁이는 이제야 마음 뉘일 곳을 찾았다.


우리의 신혼집은 넓지 않다. 조그맣고, 정돈하지 않으면 지내기 불편할 만큼의 공간이다.

그러나 둘이 발 뻗고 편히 잠들 수 있는 곳, 서툴지만 하나씩 음식을 만들어 함께 배를 채워가는 곳, 하루를 마칠 때 서로 고생했다며 따스히 안아주며 사랑을 나누는 곳.


아담한 집이 작가라는 타이틀과 꽤 잘 어울리며 낭만적이라며 미소 지을 수 있을 만큼 건강해졌다.

그러니 안주하겠다는 게으름도 아니고

이만큼 검소하라며 손가락질하는 지적질도 아니다.


이 모양으로 살아가는 삶도 있구나,

이 모양으로도 행복하게 살 수 있구나 하는

쌀알만큼의 희망이 되고 싶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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