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는 이제 그만

by 강설

남편과 함께 집을 나서는 길, 엘리베이터에서 위층 아주머니를 만났다. 편안해 보이는 옷과 얼굴의 절반 이상을 가리는 선캡을 쓰고 계셨다. 넉살 좋은 남편은 말을 걸었다.


“어디 나가세요?”

“아, 요 앞에 운동하러 가요. 혈당 관리하려고.”

“우와 대단하시네요.”

“좋은 하루 돼요~”

“네, 다녀오세요.”


뜨끔했다. 날이 더워서, 피곤해서, 귀찮아서,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싶은데 비용이 부담돼서 등 갖은 핑계를 대며 흐물거리던 내 모습이 떠올라 부끄러웠다.


오늘 오랜만에 아침 러닝을 성공했다. 햇빛은 여전히 뜨거웠고 다리는 역시나 천근만근이지만 러닝을 마친 후 온몸을 타고 흐르는 땀방울의 느낌이 좋다. 당장이라도 터질 것처럼 벌게진 얼굴도 괜스레 보기 좋다.



떠오른 감상을 잊지 않도록 샤워하기 전 바지런히 메모장에 기록하고 있는 지금 콧잔등과 옆구리 사이사이로 흐르는 땀이 잘했다며 쓰다듬어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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