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브리지 투어, 런던 타워, 킹스 크로스 해리포터 상점, 파이브가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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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폴 성당을 나오는 길.
프랑스의 뚜레쥬르이자 파리바게뜨, '폴' 빵집이 바로 앞에 있었다.
폴과 폴이라니, 언어유희의 일종인가 해서 안 들어가 볼 수 없었다.
먹음직스러운 샌드위치들이 가득!
사람이 많이 다니는 관광스폿에 있다 보니 손님들도 적잖이 있었다.
눈으로 충분히 빵을 먹고 가게를 나왔다.
다음 목적지는 다시 탬즈 강을 건너서 전시 하나를 보는 것이다.
전시는 바로 체험형 전시인 'London bridge experiece'.
런던의 피냄새나는 역사를 모아서 유령의 집처럼 꾸며진 공간을 가이드 배우들과 함께 투어 하는 프로그램이다.
뭔가 남들과 다른 체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고른 선택이었다.
다시 강을 건너는 중.
힐튼 호텔의 간판이 대리석으로 고급스럽다.
더 샤드가 있는 타워 브리지 인근은 엄청나게 도시도시하다.
멋진 도심을 탐방하는 기분으로 즐겁게 걸을 수 있었다.
레온의 밀딜.
약 5파운드.
도착했다!
으스스한 투어답게 지하 공간에 위치하고 있다.
계단을 내려가면 공기도 괜히 매캐하다.
투어는 정해진 시간 스케줄로 시작한다.
다행히 다음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에 도착했다.
재수 없으면 겪었을 긴 시간의 기다림을 피할 수 있었다.
지하의 공기에 익숙해지나 싶었지만 중간중간에 어떤 냄새가 묻어 나오는 듯했다.
접수 카운터.
대략 이런 분위기의 로비다.
투어가 시작되었다.
나를 포함한 참가자들은 어두운 복도를 가이드 뒤를 따라 졸졸졸 걷는다.
참가자들은 열댓 명 정도 되었는데, 내가 유일한 아시아인이었다.
미로 같은 공간을 따라 걷다 보면 방을 하나씩 지나치는데, 그 방마다 역사적인 사건들을 재구성한 공간이 나타나있다.
주로 으스스한 이야기를 다루는데, 흑사병이나 연쇄 살인마 같은 것들이다.
유령의 집이라고 무서워 말라.
공포영화를 즐기지 않는 내게도 크게 무서운 것은 없었다.
현지 영국식 영어를 구사하는 배우들의 말을 50% 정도만 이해한 것 같지만 그래도 외국에 나와 있다는 기분을 즐길 수 있어 만족이다.
투어의 대부분은 전시 설명이고, 마지막에 유령의 집처럼 놀라게 해주는 구간이 짧게 있다.
그래도 그다지 안 무서우니 너무 걱정은 안 해도 된다.
투어 내용은 지적 재산권이 있으므로 촬영 및 녹화가 불가했다.
투어를 마치면 작은 카페 장소로 나온다.
다시 보면 카페는 아까의 로비와 연결되어 있다.
트립 어드바이저 리뷰를 쓰면 무료 음료 한 잔을 준다.
여기서 오래 시간을 보내고 싶지는 않아서, 여전히 탁한 공기는 적응이 안 되었기에, 그냥 탄산수나 한 잔 후루룩 마시고 나왔다.
나름 만족스러웠던.
다시 밖으로 나왔다.
대형 역인 런던 브리지 스테이션.
역 말고도 쇼핑몰과 연결되어 있는 등 굉장히 핫한 플레이스처럼 보인다.
구경을 계속하고 있을 시간은 없다.
바로 다음 목적지로 이동.
다시 관광버스를 타고 '타워 오브 런던(tower of london)'으로 가야 한다.
마감시간이 아슬아슬하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다.
색감이 좋다.
코번트 가든의 것과 같은 철제 골조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도착!
그러나 이미 입장은 마감이 되었다.
아쉬운 대로 외관 사진만 찍고 돌아가기로 했다.
그래도 겉만 걸어 다녀도 외관이 충분히 멋있고 거리도 충분해서 아쉬움은 많이 없었다.
역사적 건물과 현대의 빌딩들이 정말이지 잘 어우러져 있다.
다시 버스를 타러 나왔다.
버스 정류장 앞에 있는 어떤 벽의 흔적.
놀랍게도 로마시대의 유적이라고 한다.
띠용!
긴 시간을 기다려 버스를 탑승했다.
다음 목적지는 바로 킹스 크로스 역이다.
해리포터에 나오는 그 킹스 크로스가 맞다.
주변에 사람이 엄청 많다!
위험한 사람도 조금 보인다.
돈 달라고 말을 거는 아저씨를 가볍게 무시해 넘겨주자.
해리포터 영화에 나오는 역사는 이곳에 없다.
아마 해리포터의 배경이 90년대의 영국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킹스 크로스의 지금은 현대적인 역사로 탈바꿈하였다.
대표적인 기차역이니 외부만큼 내부에도 사람이 엄청 많다.
소지품 관리에 더욱 유의했다.
킹스 크로스로 온 내 목적.
해리포터 기념품 상점.
여기서 온갖 맛이 나는 강낭콩 젤리를 사는 것이 목표다.
대기 줄이 있었는데 다행히 그렇게 많이 기다리지 않아도 됐다.
IP의 힘이 느껴졌다.
해리포터 소설이 완결 나고 영화도 완결난지가 언젠데 아직도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찾아와 줄을 선다.
그들 중 하나인 나도 얌전히 줄을 서서 내부 입성.
내부에는 계산을 위한 줄이 하나 더 있다.
역시나 얌전히 기다려서 계산 완료.
선물용 가방과 온갖 맛 나는 강낭콩 젤리를 구매했다.
다시 역 밖으로 나왔다.
시간이 여기서 저녁을 해결해야 하는 시간.
서울역과 용산역처럼 큰 역 부근에는 그 나라에서 힘 좀 쓴다 하는 프랜차이즈 식당들이 모두 집결해 있기 마련이다.
그중에 내 눈에 들어온 녀석.
파이브가이즈 버거는 당시에 한국에 막 들어오니 마니 하는 뉴스가 있던 녀석이라 마침 미리 경험해 보기에 좋은 기회였다.
기념품을 담은 봉투도 예언자 일보 디자인으로 센스 있다.
파이브 가이즈에 대한 사전 조사는 없었다.
이름만 예전부터 들어봤을 뿐.
그냥 패스트푸드 식당이겠거니 하고 그냥 들어가서 주문했다.
그런데 주문 방식이 내가 알던 다른 햄버거 가게들과 약간 다르다.
키오스크 주문은 안 보였다.
직원을 통해 원하는 토핑들을 직접 선택하는 방식이었는데, 사전지식 없는 내가 기본 버거 하나를 주문하니 직원이 나에게 재료들을 고르라고 한다.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 약간 당황했지만 정신을 바로 잡아야 했다.
파이브 가이즈는 런던에서도 인기 있는 가게였는지 내 뒤에는 주문을 기다리는 손님들이 쌓여있었다.
그래서 주문에 시간을 많이 쓸 수 없어서 그냥 뻔뻔하게 'all of these'를 외쳤다.
그랬더니 직원이 화들짝 놀란다.
마치 대왕 디진다 돈가스나 핵 매운 짬뽕에 도전하겠다는 소리라도 들은 반응이다.
걱정스럽게 'are you sure'이라고 묻더니 내 결연한 대답에 그의 표정도 결연해진다.
문제는 재료들뿐만 아니라 버거에 들어가는 소스도 직접 골라야 했다는 것인데 그냥 다 달라고 했다.
내 호쾌한 주문에 껄껄껄 웃으며 직원은 주문을 넣었다.
주문을 마치고 자리를 잡았다.
기다리면서 자유롭게 퍼먹을 수 있는 땅콩도 좋았고 종이컵에 펌프째 받을 수 있는 내 사랑 마요네즈도 좋았다.
조리가 완료되고 내가 주문한 버거를 받았는데 이게 두께가 확실히 비정상적이다.
아까의 직원은 내 턱이 빠지지 않을까 걱정한 것이 틀림없어 보였다.
그래도 무사히 잘 먹을 수 있었다.
파이브 가이즈 좋아.
배를 두둑이 채우고 나왔다.
시간이 꽤 지났지만 이놈의 유럽은 해가 늦게 진다.
킹스 크로스 역 바로 옆에 또 거대한 건물이 하나 있는데, 이 또한 기차 역사이다.
세인트 판크라스 역.
건물이 엄청나게 넓고 높고 크다.
인테리어도 고풍스럽기 그지없다.
처음에는 뭐 하는 곳인가 했다.
1층에 기차 플랫폼이 있다고 치면 위에는 다 뭐람?
사무실들인가?
우리나라로 치면 코레일과 교통공사 본사쯤으로 사용되고 있으려나?
도대체 왜 바로 옆에 또 다른 대형 기차역인 킹스 크로스가 있음에도 이런 대형 역이 하나 더 붙어있나 의아했다.
그래서 찾아보니 역시나 용도가 다르다.
우리 서울역이 경상도로 내려가는 기차, 용산이 전라도로 내려가는 기차의 종착지인 것처럼.
킹스 크로스는 영국 북부로 향하는 기차들이 주로 다니고, 이 판크라스에는 도버 해협을 건너오는 유로스타들이 서는 곳이라고 한다.
예쁘다.
판크라스 역 바로 옆에는 또 내 구미를 당기는 건물이 있다.
바로 브리튀시 라이브러리.
그러나 오늘은 패스.
다음에 다시 와주마.
시간이 늦어 집으로 향하는 버스 안.
질 것 같지 않던 해는 순식간에 저물어 런던을 어둠으로 덮는다.
집에 와서 찍어보는 젤리.
그런데 집어던질 뻔했다.
왜냐하면 너무 맛이 없다.
이 젤리는 해리포터 마니아로써 소설을 읽을 때마다 가장 먹고 싶던 음식이었다.
그러다 고대하고 고대하던 마법의 젤리를 실제로 먹어보는데 개똥 같은 맛을 먹게 되니 정나미가 바로 떨어졌다.
원래는 종류별로 한 번씩은 맛을 보자고 계획했건만, 한 다섯 종류 정도를 먹어보다 호되게 혼나고 바로 베개 위로 집어던져버렸다.
그렇게 해리포터 덕후의 작은 꿈 하나가 고이 접혀 집 한 구석에서 인테리어 소품 역할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망할 녀석, 후후후.
ep.42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