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8. 4일 뉴스 펭귄에 하와이 북서쪽 무인도 파파하노모쿠아키아 해양국립기념물 보호구역에서 폐그물 43톤을 수거한 미국 해양쓰레기수거단체에 대한 기사가 실렸어.
- 우리가 지금 막 가려는 복합문화유산이네요.
- 그렇지. 폐그물은 산호초지대에서 발견됐는데, 고립된 이 유산은 면적이 362,075㎢나 되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해양보호구역이야. 뾰족한 바위, 침식고지대, 산호초, 석호, 사구, 건조한 목초지, 고염의 호수 등이 있는 곳이야. 생물지리적이나 진화 과정이 현재에도 진행 중인 곳으로 해양생물 25%가 고유종이야.
- 어떤 동물들이 살고 있어요?
- 푸른바다거북, 가오리, 상어, 멸종위기종인 태평양몽크바다표범, 바다거북, 바닷새, 고래목 동물, 레이산방울새, 레이산오리, 니호아개개비, 니호아방울새, 위기종인 부채야자 등 다양한 물고기가 사는 곳이야.
- 새들이 많군요.
- 열대 바닷새 서식지여서 매년 550만 마리 바닷새가 찾아와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위기종인 검은발앨버트로스와 취약종 레이산앨버트로스 대부분이 여기에 살아.
- 폐그물이 있으면 생물들이 죽나요, 아니면 산호초들이 죽나요?
- 응. 일단 그물과 플라스틱이 산호초의 숨을 못 쉬게 할 수 있어. 그러면 생태계가 무너지고 거기에 살던 많은 해양생물들도 살아갈 수 없게 되지.
- 맞아. 해마다 밀려오는 쓰레기가 산호초에 축척될까 무섭구나. 그래도 일단 그곳으로 가보자. 이곳은 하와이제도에서 북서쪽으로 250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이야. 작고 낮은 섬과 환초들이 늘어서 있는 아주 넓은 구역이지. 2006년에는 북서하와이제도 해양국립기념물로 지정이 되었어. 2007년에는 하와이 이름인 파파하노모쿠아키아로 해양국립기념물로 이름이 바뀌었고. 복합문화유산으로 지정이 된 것은 2010년이야.
- 해양국립기념물로 지정되면 뭐가 달라져요?
- 취미로 하는 낚시와 연구를 위한 채취는 허용하지만 상업적인 고기잡이는 금지되고 채굴도 금지돼. 기후변화나 환경파괴로 인해 훼손되는 자연을 보전하기 위해서라면 그럴 가치가 있지.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 좋아. 2016년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파파하노모쿠아키아 해양국립기념물 지역 확대안을 발표했어. 이곳에 사는 생물 7000여종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이고 해양오염과 해수면 상승에도 효과가 있을 거라고. 또 하와이 주민에게 신성한 영역이라는 점도 감안했다고 했어.
- 대통령이 하와이 출생이라서 더 관심을 가졌나 봐요. 그런데 파파하노모쿠아키아라는 이름이 너무 어려워요.
- 파파하노모쿠아키아는 두 신의 이름에서 따 온 거야. 하와이 사람들을 만드신 여신 파파하노모쿠와 그 여신의 남편이신 와케아에서.
- 우리나라 마고할미와 비슷한지 모르겠어요. 잠을 자면서 코를 골다가 하늘을 내려앉게 하고, 해와 달을 생기게 하고, 산과 강도 만들었다는.
- 탐험대의 발굴로 니호아섬 절벽 틈에서 인간의 해골유물이, 마쿠마나마나섬 암굴에서 인간 대퇴골과 정강이뼈가 나왔어. 마저키스제도에 있는 것과 강한 관련이 있어 보이는 고고학적 석상유적도 있어. 타이티섬에 있는 것과 비슷한 ‘헤이아우신전’도 남아 있는데 거기에 토착 하와이 사람의 우주철학이 드러나 있어. 조상대대로 품고 있던 사람과 자연세계에 대한 태도가 드러난다고나 할까. 하와이 사람들은 두 섬을 생명이 태어나고, 죽으면 영혼이 머무는 곳으로 여겼거든.
- 사람은 죽으면 어디로 갈까요? 혹시 제주도 사람들처럼 이어도로 가는 게 아닐까요?
- 놀랍네. 이어도는 어디에서 들었을까? 이어도는 제주 사람들의 전설적인 섬이야. 바다에서 실종된 사람들이 잘살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 섬이야. 아무튼 너도 철학에 대해 생각할 나이가 됐나보다.
- 진짜 어디로 가는데요?
- 어디로 가기는?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지. 단지 기억할 수 없을 따름이지.
- 어머니 뱃속에 오기 전에 있던 곳이라? 생각이 안 나요.
- 어쩌면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것처럼 연옥이나 지옥, 천국이 있을지도 모르지. 불교에서 말하는 것처럼 끝도 없는 윤회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확실한 것은 삶은 유한하고 언젠가 우리는 때가 되면 가야한다는 거지. 부자나 가난하나, 행복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그래서 아빠는 다시 이 자리에 오게 되어도 삶을 사랑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