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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민정 Apr 29. 2024

재활용? 아니 새활용!

서울새활용센터 (24. 4. 10.)

첫째 아이가 기업에서 운영하는 기자단에 3년째 환경 기자로 참여하고 있다. 환경과 동물에 관심이 많은 아이라 가끔 이와 관련된 장소에 나가 현장 취재를 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포털 사이트를 통해 찾아낸 곳. 바로 '서울 새활용플라자' 다. 마침 지난 주말 사전 투표도 마쳤겠다, 총선일에는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이 충분했다. 가방에 휴대폰과 간식, 메모지를 넣고 출발! 


 

    

그런데, 새활용이 뭘까?      


버려지는 자원에 디자인을 더하거나 활용 방법을 바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의 우리말이다. 업사이클(Upcycle)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재활용, Recycle)이 합쳐진 말이다. 물건의 재사용이나 화학적, 물리적 변형을 통한 재활용과는 다른 개념이다. 물건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쓰임새로 ‘부활’하는 것이다.    

 

건물 로비에 들어서면 옅은 갈색의 커다란 하마가 눈에 띈다. 자세히 보면 조형물의 소재가 골판지다. 하마 등에 귀여운 하마새도 달려있다. 작품의 의미는 뭘까? 고민하던 찰나 전시해설사가 등장했다.

전시해설을 듣기 위해 모인 사람들은 우리 가족 포함 10명 남짓이었다.   

   

“여러분, 옆에 보이는 하마와 하마새는 악어와 악어새처럼 공생 관계예요. 인간과 자연도 이 동물들처럼 서로 도우며 살길 바라는 의미로 제작된 거지요.”     



서로의 빈 곳을 채우며 맞대어 살아가는 공생. 인간과 지구도 서로를 도우며 살 수 있는 관계가 될 수 있을까?

     

"오늘 저와 함께 지구를 지키는 방법을 이야기해 봐요. 우리나라에서만 하루에 약 54만 톤의 쓰레기가 버려진다고 해요. 정말 어마어마한 양이죠. 하지만 지금 여러분이 서 있는 이 건물에는 일회용 물품이 없어요."   

  

늘 그랬듯 남편과 나는 물색없이 일회용 커피잔을 하나씩 들고 있었다. 해설 내내 부끄러웠다.   

  

건물 곳곳에는 폐기물에 디자인을 더해 탄생한 멋진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평소 분리 배출일에 내다 버린 물건들이었다. 버리는 물건에 창의성을 가미해 예술로 탄생한 작품들은 자원의 무궁무진한 쓰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양말목은 양말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링 모양의 섬유 조각이에요. 이것들이 어떻게 재탄생되었는지 보실까요?”

“엄마, 저도 학교에서 양말목으로 키링 만든 적이 있어요.”   


맞다. 학교에서도 환경을 배우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지구와 공생해야 할 우리들은 일상에서 지구에 해로운 것들을 쉽게 소비한다.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들어 버린 양말, 매일 쓰는 일회용 커피 컵 등. 이런 소비 습관을 반성하고 버려진 자원을 재해석하면 어떨까. 

여기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학교 밖 경험은 기억에 오래 남는다는 장점이 있으니까. 
 

건물 여러 곳에는 쓸모없는 옷에서 태어난 인형, 버려진 자동차의 차체를 이용한 테이블, 배너 조각을 활용한 캠핑 의자 등 환경을 사랑하는 세심한 손길이 펼쳐졌다.    


  

새활용이 시작되는 소재 은행에서 새활용품 제작 장소, 완제품 전시실까지 돌고 나면 내가 소비하는 물건의 가치를 되돌아보게 된다. 처음 만들었을 때부터 다음의 쓸모를 생각하는 것, 물건의 가치를 새롭게 탄생시키는 것. 새활용은 환경을 지키고 자원이 선순환되는 훌륭한 방법이다.     


“여러분, 매주 분리배출 하시죠? 깨끗이 씻어, 제대로 분류만 해주시면 새활용은 보다 쉽게 실천될 수 있어요. 우리가 지구와 한결 빠르게 가까워지는 사소하지만 확실한 방법입니다.”   

  

아이들은 버려진 자원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재탄생되는 모습을 살펴보았다. 오늘 이후로 요구르트병을 깨끗이 씻고, 다 쓴 종이를 분리 배출하는 일들을 능동적으로 해내지 않을까. 어딘가로 버려야 할 쓰레기가 아닌, 새로운 물건의 재료가 될 소중한 자원. 조금만 시선을 달리하면 우리도 지구와 따뜻한 친구 관계가 될 수 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오색으로 펼쳐진 현수막을 보자 숨이 탁 막히는 것 같다.


‘선거가 끝나면 이 많은 현수막은 어디로 가는 걸까?’     

“이 많은 현수막이 쓸모 있는 물건으로 다시 태어나면 좋겠어요.”   

  

서울 새활용플라자는 네이버를 통해 [자원순환 이야기] 전시해설 예약이 가능하다. 전문가의 설명은 아이들에게도 유익하지만 어른들에게도 잊지 못할 시간이 된다. 새활용센터의 구석구석을 탐방하고 생활 속 자원의 생태를 폭넓게 이해하고 싶다면 꼭 방문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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