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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민정 Apr 15. 2024

애국심도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수를 만나러 가자.

손기정 기념관 / 문화도서관 / 체육공원 (24. 4. 6.)

“Excuse me. I'm no happy.”     


‘1947 보스톤’이란 영화를 본 적이 있나요? 영화 속 태극기를 품고 뛰는 서윤복 선수를 만든 장본인, 손기정 선수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서울 중구에 자리 잡은 ‘손기정 기념관’이다. 기념관을 둘러싸고 손기정 문화도서관, 손기정 체육공원도 함께 있다. 나른한 주말 아침, 가벼운 마음으로 따뜻한 커피나 향기로운 차를 손에 들고 마라토너 손기정 선수를 만나러 가보는 건 어떨까?     



4월 초, 기념관 주변은 완연한 봄을 수놓았다. 겨우내 앙상했던 나뭇가지엔 녹음이 짙어졌고, 봄을 상징하는 꽃들은 저마다 화사한 색감을 뽐낸다. 1936 베를린 올림픽에서 가슴에 일장기를 단 금메달리스트 손기정의 굳은 표정과는 대비되는 풍경이다. 태극기를 품고 달리고 싶었던 청년, 대한민국을 대표해 땀을 흘리고 싶었던 청년, 그의 마음을 담은 공간이 곳곳에 펼쳐진다. 

    

먼저 공원 중앙에 위치한 손기정 기념관에 들어가 보자. 손기정 선수의 ‘해낼 수 있다.’라는 강인한 자신감과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1 전시실 (첫 번째 세계인 손기정)에는 손기정의 유년 시절부터 노년기까지 그의 달리기 역사를 보여준다. 끝없이 세계를 향해 질주했던 손기정의 열정을 트랙을 따라가며 만날 수 있다.

2 전시실 (민족과 함께한 손기정)에 들어가 보자. 세계를 이긴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수의 승리의 기운을 함께 만끽해 볼 수 있다. 전시실에서 나와 야외 전시 (심훈 시비, 손기정 동상, 손기정 월계관 기념수)를 돌아보며 그의 숨결과 동행해 보는 건 어떨까?      



손기정 문화도서관은 여유로운 카페와 차분한 도서관 그 중간 어디쯤 닮아있다. 책장에 꽂힌 책들의 종류만큼이나 책을 읽는 사람들의 표정도 다양하다. 아이들과 마주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때론 작가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가진 곳, 손기정 문화도서관은 누구에게나 도심 속 아늑한 쉼터가 된다.

     


손기정 체육공원은 놀이터, 농구장, 테니스장, 달리기나 걷기를 위한 트랙 등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을 갖추고 있다. 편안한 옷차림으로 산책하며 계절을 느끼기에 좋은 환경이다. 주말 오후가 되면 트랙을 뛰는 러너들, 놀이터에서 떠들썩하게 뛰노는 아이들, 농구공을 드리블하는 학생들. 곳곳에서 즐거운 땀 냄새가 나는 듯하다. 

우리가 밟고 있는 운동장이 손기정 선수가 그토록 원했던 대한민국이 주인인 땅이라는 사실이 새삼 뭉클하다.


     

“엄마, 저번에 우리 손기정 선수 나오는 영화 봤잖아요. 영화도 재미있었지만, 여기 놀이터 정말 재미있어요.”     


아이들은 아직 놀이터가 더 좋다. 하지만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손기정’이라는 이름을 마음에 담는다. 

주말엔 아이들과 주중에 못다 한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낯선 장소에 가면 새로운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어서 좋다. 연분홍색 벚꽃 아래, 아이들의 하늘색 웃음이 만개했다.


손기정 문화공원은 지하철 서울역 15번 출구에서 6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기념관과 도서관은 매주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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