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친구들과 나 사이에서 큰 공감을 얻고 있는 말이 있다. 메타인지가 높은 사람이 진짜 똑똑하다는 것. 메타인지가 높다는 게 뭔데? 이는 실제 능력과 전혀 상관이 없이 내 주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다. 나를 제삼자의 눈으로 평가하여 내가 잘하는 것, 못 하는 것, 내가 원하는 것, 원하지 않는 것을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상태이다. 한 마디로 올려치기, 내려치기는 금물이다.
메타인지가 높다면 성공하고 성장할 수밖에 없다. 내 장점을 부각하고 단점은 가릴 수 있으니까. 부족한 점을 끌어올리면 되니까. 하지만 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럴 때 있지 않은가? 다른 사람이 사랑에 빠진 건 기가 막히게 알겠는데, 내가 사랑에 빠진 순간은 꼭 뒤늦게 알게 된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이 힘들어하는 건 표정만 봐도 알겠는데,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이를 닦는데도 내 표정은 읽지 못하겠다. 알지 못하는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나는 심리테스트를 한다. 그러곤 (신뢰성이 의심 가는) 검사 결과를 철석같이 신뢰한다. 도대체 왜 나는 나를 잘 모를까?
어떤 분야든 전문가만큼의 인사이트를 갖고 싶다면 거쳐야 할 과정이 있다. 바로 디깅(digging)이다. 디깅은 '파내다'란 뜻의 영어 동사 dig에 현재형 ing가 붙은 단어이다. 한 분야를 깊게 파는 행위를 일컫을 때 디깅이란 말을 쓴다. 디깅의 분야는 한계가 없다. 음악, 신발, 브랜드 등등 모든지 디깅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나를 알기 위해서도 이 디깅이 필요하지 않을까?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내가 그 일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차리는 거다. 꼭 거창한 경험일 필요도 없다. 일상의 순간에서 관찰 예능을 찍는다는 마음으로 나를 바라보는 거다.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면서 나를 디깅 할 시간이 없다. 있다 해도 상당히 귀찮은 작업이다.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쳐도 되는 일에 굳이 걸음을 멈춰 곰곰이 생각해야 하니까. 그냥 살아도 큰 문제없는데 굳이 이 귀찮은 작업을 해야 할까? 명확한 답은 없다.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 다만, 나는 즐겁게 살고 싶기 때문에 디깅을 결심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즐겁고, 취향을 즐길 때 행복한 사람으로서 그 즐거움의 지점을 찾기 위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고민하려고 한다.
나를 디깅 하겠다고 결심했지만 그 방법까지 힘들게 찾을 필요는 없다. 특히 요즘 같은 정보화 시대에는 없는 게 없다. 너튜브이든, 서점이든 나를 발견하는 방법론이 깔리고 깔렸을 거다. 그중 내가 실천 중인 방법이 하나 있다. 바로 모닝 페이지이다.
모닝 페이지는 줄리아 캐머런의 '아티스트 웨이'라는 책에 소개된 방법 중 하나이다. 책에는 "자기 내면의 예술적 창조성을 발견하고 자신이 상상했던 삶을 살아가도록" 여러 창조성 회복 프로그램이 나와있는데 그중 책 서두에 소개된 방법이 바로 모닝 페이지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아침에 눈을 뜨지 마자 공책을 집어 들고 머릿속에 생각난 무엇이든 적는 것이다. 어떤 생각이든 괜찮다. 긍정적일 필요도 없고, 의미가 없어도 된다. 아무 생각이든 떠오르기만 하면 있는 그대로 적는다. 매일매일 그 생각을 적다 보면 솔직한 내면의 상태를 알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나는 원래도 아침에 일기를 쓰는 편이다.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나는 잘 될 거다', '나는 할 수 있다' 식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쓰면 그대로 될 거 같기 때문이다. 아침 일기로 큰 도움을 얻었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일기를 쓰는데도 솔직하지 못하고 한 번씩 필터링을 거치게 된다. 꼭 희망적이어야 할 것 같고, 의미 있는 내용을 써야 될 것 같은 일종의 강박을 느꼈다. 이런 이유로 아침 일기에서 모닝 페이지로 갈아탔다.
모닝 페이지 한 달 차로서 아주 만족하고 있다. 모닝페이지를 쓸 때면 거침이 없어진다. 자고 일어난 직후이기 때문에 반수면 상태로 글을 쓰게 된다. 의식의 개입을 덜 받다 보니 본능에 충실한 이야기나 시기, 질투, 우울함, 실망의 감정을 적을 때도 있다. 어찌 보면 일어난 직후는 가장 무의식과 가까운 시간이다. 그러다 보니 나에게 솔직할 수 있다. 어느 때는 정말 뜬금없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생각 속에서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게 바로 뭐냐면..
(다음 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