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내 방에 흩뿌리고 간 모든
결정들을 주워 담아 한껏 바라보다
네가 날 떠나기로 결정한 그 마음을
헤아려 본다.
아직도 방안에 남은 네 결정들이
내뿜는, 아주 짙게.
네 향들을 수액 삼아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슬퍼져서.
모아둔 결정들을 전부 쏟아버린다.
유리 결정보다 더 날카롭게
내 발바닥을 파고든다.
상처가 잔뜩 났다.
피가 흥건해진다.
네가 속상해했던 상처가
네 눈물도 같이 흐르게 했던 피가
이젠 아무런 방해 없이 방 안에 가득 차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