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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실리아 Nov 21. 2024

#326. ‘엄마의 언어’_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언어

#326. ‘엄마의 언어’_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언어     

언어를 모국어와 외국어로 분류하곤 한다.

그런데 아이를 키우며,

언어는 또 다른 분류가 가능함을 알아간다.     


내 세상의 말과 다른 세상의 말.      


나의 말과 너의 말.

나의 말과 타인의 말.  

어른의 말과 아이의 말.

엄마의 말과 딸의 말.

아내의 말과 남편의 말.

부모의 말과 자식의 말.     


같은 모국어 안에서도

누구와 마주하느냐에 따라

다른 세상의 말들로 세분화되지만,

모국어 능통자인 우리 모두는

다른 세상의 말이 모두 같은 모국어인 줄 알고 살아간다.

다른 세상의 말에 모두 능통하다 여기며 살아간다.      


다른 나라의 언어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바라본다.      


다른 나라의 말을 배운다는 건

누구나 도전 할 수 있다.

다른 나라의 말을 배우기 위해

많은 이들이 노력하곤 한다.

다른 나라의 말을 배우는 건

누구나 할 수 있고,

다른 나라 말을 배우는 건

누구나 노력하면 잘 할 수 있다.

다른 나라 말을 배운다는 건

말만 배우는 것이 아니기에,

다른 나라 말을 배운다는 건

말을 통해 그 나라를 배워가는 것이기에

다른 나라의 말을 배우며,

다른 나라에 대해 함께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렇다.

우리는 외국어를 배우고자 하고,

외국어를 배우며 노력해야 함을 알고 있다.

외국어를 배우기 위해

언어를, 문화를, 사람을 함께 배워야 함을 알고 있다.

언어를, 문화를, 사람을 함께 배우며

외국어를 잘 하고 싶어 한다.

우리는 외국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른 세상의 언어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바라본다.     


다른 세상의 말을 배운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다른 세상의 말을 배운다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누구나 하고 있는 일은 아니다.

다른 세상의 말은 반드시 배워야 하는 것이지만,

다른 세상의 말은

그다지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른 세상의 말은

모국어이기에 능통하다 착각하며 살아간다.

다른 세상의 말은

모국어이기에 따로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른 세상의 말은

모국어를 가장한

다른 세상 언어임을 모른 채 살아간다.

다른 세상의 말은

모국어를 가장한

다른 세상 언어이기에 반드시 배워야 한다.      


그렇다.

우리는 다른 세상의 언어를 배워야 함을,

다른 세상의 언어를 배우며 노력해야 함을,

다른 세상의 언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다른 세상의 그 누군가를,

그 누군가의 마음을 함께 배워야 함을,

다른 세상의 언어를 배우며,

그 누군가를, 그 누군가의 마음을 함께 배우면

다른 세상의 언어에도 능통할 수 있음을 모르고 있다.

이 모든 것을 모른 채,

우리는 다른 세상의 언어에 능통하다 여기며

살아가고 있다.

다른 세상의 언어를 잘 하기 위해서는

외국어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외국어보다 더 단번에 능통하기를 바라며

살아가고 있다.      


엄마에게는 다른 나라의 말과 다른 세상의 말을 통틀어

가장 어려운 언어가 있으니 바로 ‘엄마의 언어’이다.    

  

‘다른 세상의 언어’를

‘엄마의 언어’로 바꾸어 다시 바라본다.     


‘엄마의 말’을 배운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엄마의 말’을 배운다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누구나 하고 있는 일은 아니다.

‘엄마의 말’은 반드시 배워야 하는 것이지만,

‘엄마의 말’은 그다지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엄마의 말’은 모국어이기에

능통하다 착각하며 살아간다.

‘엄마의 말’은 모국어이기에

따로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엄마의 말’은

모국어를 가장한

다른 세상 언어임을 모른 채 살아간다.

‘엄마의 말’은

모국어를 가장한

다른 세상 언어이기에 반드시 배워야 한다.           


그렇다.

우리는 ‘엄마의 언어’를 배워야 함을,

‘엄마의 언어’를 배우며 노력해야 함을,

‘엄마의 언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아이를, 아이의 마음을 함께 배워야 함을,

‘엄마의 언어’를 배우며

그 누군가를, 그 누군가의 마음을 함께 배우면,

‘엄마의 언어’에도 능통할 수 있음을

더 나아가

엄마가 아닌 다른 세상의 언어에도

능통할 수 있음을  모르고 있다.

이 모든 것을 모른 채,

우리는 ‘엄마의 언어’에 능통하다 여기며

살아가고 있다.

‘엄마의 언어’를 잘 하기 위해서는

외국어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외국어보다 더 단번에 능통하기를 바라며

살아가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언어, ‘엄마의 언어’.     


오늘도 엄마는

‘엄마의 언어’에 능통하고픈 엄마의 마음을 바라본다.

오늘도 엄마는

‘엄마의 언어’를, 엄마의 마음을 바라보며 명심해본다.

‘엄마의 언어’에 능통하기 위해서는

엄마 자신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엄마 자신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함을.

아이를 향한 ‘엄마의 언어’에 능통하기 위해서는

엄마 자신을 향한 ‘엄마의 언어’를 함께 연습해야 함을.    

  

오늘도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언어가

‘엄마의 언어’임을 깨달으며,

엄마를 향한, 아이를 향한

‘엄마의 언어’를 연습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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