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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오늘의 감정: 걱정하다]

걱정하는 걱정모터를 바라보며

by 세실리아

#5. [오늘의 감정: 걱정하다] 걱정하는 걱정모터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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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하다: 잘못될까 불안해하며 속을 태우다.

출처: 고려대한국어대사전



한번 걱정이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을 때가 있었다.

하나의 걱정이 불씨가 되어 주변을 잡아먹고

결국 모든 것을 걱정으로 활활 태우곤 했다.

확실하지 않은 것에서 오는 불안감은

결국 걱정과 염려를 동반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은

마치 모터가 달린 듯 활개를 치곤 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으로 괴롭고 힘들 때,

생각모터를 끄기 위해 OFF버튼을 찾던 그 때,

끊이지 않는 생각만큼이나

끊이지 않았던 걱정모터의 OFF버튼도

함께 필요 했었다.

생각도, 걱정도

내 의지로 통제할 수, 제어할 수 없음을 모른 채,

오만하게도

그것들을 통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그렇다면 걱정을 그냥 두어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걱정을 그냥 두면,

삶이 우유부단함으로 가득한 쓰레기통처럼 되어

이성적 판단이 마비됩니다.

그러니 걱정을 처리해야 합니다.

단지 그 크기에 따라 처리법이 다를 뿐입니다.

작은 걱정은 괜찮습니다.

그러나 큰 걱정은 걱정을 하지 않아야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 마음의 구조 때문입니다.

의식과 무의식으로 이루어진 우리 마음에서

작은 걱정은 의식이 처리하지만,

큰 걱정은 무의식이 처리합니다.

무의식이 걱정을 처리하게 하려면

마음의 힘을 빼야 합니다.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이

허우적거리지 않고 힘을 빼면 몸이 뜨듯이

걱정도 내려놓으면 무의식이 활성화되어

답을 보여 줍니다.

그래서 ‘지금 여기에’ 머무르라고 하는 것입니다.


출처: 홍성남, ‘마음일기’ 中



스스로의 오만을 인정하고,

오만을 바라보며 겸손과 겸허를 청하며

알게 되는 것들.

생각도, 걱정도, 감정들도

내 안에서 사건처럼 일어나는 것들이기에

그것들과 함께 지혜롭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생각도, 걱정도, 감정들도

내 안에서 일어나는 내 모습들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생각도, 걱정도, 감정들도 이 모두는

감히 통제할 수, 제어할 수 없음을.

생각도, 걱정도, 감정들도

멈추어 바라보고 알아차려간다면

언젠가 그 모든 것들을 자연스레 흘려보낼 수 있음을.

알아가며 명심해본다.


걱정하는 걱정모터를 바라보고자 한다.

OFF버튼이 없는 걱정모터는

멈추어, 바라보고, 알아차릴 때

비로소 그 속도를 늦춰갈 수 있기에.

걱정모터가 작동할 때면

멈추어, 바라보고, 알아차리기를

이어가보고자 한다.



제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함을 주시고,

바꿀 수 있는 일을 위해서는 도전하는 용기를 주시고,

또한 그 둘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내려 주소서.


출처: 홍성남, ‘마음일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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