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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오늘의 감정:비움] 멈추어 비워낼 용기

by 세실리아

#28. [오늘의 감정:비움] 멈추어 비워낼 용기

채우려는 마음을 멈추어본다.

비우고픈 마음을 바라본다.

여백이 필요하다.

마음에도, 공간에도 여백이 필요하다.


채우려는 마음을 멈추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비우려는 마음을 실천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


비우려 집어든 물건 속에서

또다시 채우려는 마음이

미련이라는 감정으로 힘을 발휘한다.

그렇게 종종 비우려 집어든 물건은

다시 비워지지 못하고 도로 채워지곤 한다.

반복되는 그런 정리로

마음도, 공간도 더 복잡해지곤 한다.


또 그렇게 반복될지도 모른다.

그래도 또다시 비움을 결심해본다

길고 오래 멈추어가겠다 다짐하며

비우고픈 마음을 실천해보고자 한다.


그 실천을 위해 내려놓아야 할 것들을 챙겨본다.

욕심, 조급함, 완벽함.

내려놓고자 바라보는 욕심, 조급함, 완벽함이

참 무겁고 버거움을 알아간다.

내려놓고자 바라보는 욕심, 조급함, 완벽함이

참 깊게 내 안에 뿌리내리고 있었음을 알아간다.

제대로 내려 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작은 물건 하나, 작은 감정 하나를 비워낼 때마다

이것들이 힘을 발휘할테니.

제대로 내려 놓아야 한다.

그렇게 내려 놓을 때,

비로소 멈추어 비워 낼 용기를 키워갈 수 있으니.


하루에 서랍 하나씩,

그렇게 작은 한 공간씩을 비우며

복잡한 마음도 그렇게 비워내본다.

그렇게 작은 한 공간씩을 비우며

비움이 버거움이 되지 않게,

비움을 욕심내지 않게,

비움을 조급해하지 않게

조금씩, 천천히 그러나 과감하게 비워내본다.

그렇게 작은 한 공간씩을 비우며

비움이 완벽하지 않아도 됨을 명심해본다.


그렇게 멈추어 천천히 비워낼 용기를 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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