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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니 Aug 24. 2024

무기한 휴재

떠올리는 것조차 트라우마인 걸까

 이곳에 처음으로 끄적거린 말들을 모아 브런치북 연재를 호기롭게 시작했다.

언젠가 나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를 연재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기에 연재 자격이 주어지자마자 책상에 앉아 주제를 잡고, 가제를 붙이던 내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이미 다 지나간 일, 극복해 낸 아픔이니까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정말 안일한 판단이었다.

나의 우울을 극복하고 난 후엔 그날의 어린 상처를 들여다보지 않았다.


 자만한 마음으로 정리되지 않은 감정을, 깊숙이 묻힌 내 안의 작은 상자를 열었다.

하지만 그것은 내 무의식 아래에서 조금씩 자라나고 있었다.


 기억을 더듬을수록 그것은 소리 없이 몸집을 키워갔고, 언젠가부터 마감일이 다가올수록 나를 불안으로 흔들었다.

더 이상 그 일을 끄집어내기 싫었다.

마감이 끝나 겨우 한 편을 올리면 다시금 피어오른 감정에 한참을 울기도 했다.


 중간에 포기하는 거, 뭐가 됐던지 정말 싫어하는 편인데

포기하는 것도 용기니까.

겁쟁이지만 조금은 용기를 내볼까 한다.


나는 조금이라도 더 나아가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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