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나지만, 행복하고 싶어.
3장. 난 그저 잠시 우울했을 뿐인데
행복이란 정말 애매모호한 단어이다.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왜 그리 멀리 떨어져 보이는 걸까?
분명 나는 사소한 일로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행복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문구점에서 산 500원짜리 구슬 한 봉지를 전부 꺼내어 햇빛에 비춰보는 것만으로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았던 어린 날의 반짝임은 사라지고, 내 인생에 행복 따윈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신세한탄을 하는 날이 길어졌다.
그때는 나만 빼고 다 행복한 것 같았고, 세상은 나만 줄기차게 괴롭히는 것 같았다.
이런 나를 왜 낳은 거냐며 철 없이 부모님을 원망하기도 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때의 나는 어쩌면 행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법을 몰랐던 걸지도 모르겠다.
지금에서야 보이는 그 시절의 행복이 이렇게나 많은데
왜 그때는 몰랐던 걸까.
이제는 안다.
나는 한없이 행복해도 되는 사람이라는 것을.
내가 행복해선 안 되는 이유 따위 처음부터 없었다는 것을.
덧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을 수 없다면 나는 그 시간 속으로 멋지게 뛰어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반복되는 오늘을 살아내는 것조차 내겐 행운이라고, 내가 늙어감에 감사하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사람.
어리숙했던 그날의 나도, 조금은 성장한 오늘의 나도
그저 '나'이기에 행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