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맛에 부모 한다

by 도카비

주말에 코스트코에 갔다. 작아진 옷들 때문에 한 치수 큰 옷이 필요했다. 어차피 장도 봐야 하니까.


매장은 평소보다 북적였다. 요리조리 피하며 카트를 끄는 것만으로도 진이 빠졌다. 옷 매대 앞에서 반팔 티셔츠를 이리저리 들춰봤다. 그때, 아들이 날 잡아끈다.

“어디 가는데?”


시식 코너였다.

크래커에 치즈를 얹어 샘플로 나눠주고 있다.

“아빠도 먹고 싶지?”

“하나 달라고 해.”

“어른이 있어야 준대.”


직원은 나를 보고 나서야 샘플 하나를 아들에게 준다. 아들은 한입에 넣고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오물오물 씹는다. 치즈가 얹어진 크래커 하나에,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


엄마, 아빠랑 맞먹다가 안 되면 “언페어!”를 입에 달고 사는 아들에게,

“봤지? 나 없인 시식도 못 하면서.”

슬쩍 권위를 세워본다.


이 맛에 부모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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