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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승호 May 20. 2024

대모산에 오르다.

단편 소설

다름의 조화

주말에 서울 강남에서

 용인 수지로 이사를 한다.


현재 살고 있는 곳을  두 눈에

온전히 담아가기 위해 대모산을 오른다.


 대모산을 할미산이라고 부르다가

 태종(헌릉)을 모신 후에

어명으로 대모산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대모산에 오르면 

엄마 품에 안기는 것처럼

 마음의 평안과 위안을 느낀다.


정상에 올라 도심이 잘 내려다 보이는

휴게의자에 앉아

45년을 살아온 영동을 바라보며

회상에 잠겨본다.


처음 정착할 때는

서초와 강남을 영동이라 불렀다.


전화 신호는 가는데

왜 전화를 받지 않지?

한참 후 전화를 받는다.

네 천지개발입니다.

신입사원 모집하나요?

내일까지 마감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사무실 위치를 몰라서요?

영동 제일생명 사거리에 오시면

맘마미아 빌딩이 있어요

그 빌딩 202호입니다.

감사합니다.


잘 다니던  

신문사 광고국을 떠나

큰돈을 벌어 보겠다고

사표를 쓰고 영동에 있는

부동산 사무실에

취업을 했다.


그때는 영동에 부동산 바람이 불어

대한민국 큰손들이 다 모여들었다.

정신만 바짝 차리면 한몫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2등에 머물렀다.

그렇지만 실망하지 않았다.

아직 젊기도 하고

3등 4등도 있었으니까.


2등에 계속 머무르다 결혼도하고

안정된 가정생활을 위해

직업을 바꿨다.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 더 했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영동을 내려다보며

상념에 잠겨있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모르는 발신번호다.

망설이다 받아본다.


송상대 씨인가요?

 네 누구시죠?

저는 김호일입니다. 생각나나요?

아! 네 저를 찾는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럼요 팔방으로 찾았지요?


존댓말이 어색하니

 말 놓으면 안 될까요?

그래요 그렇게 해요.


 중학교 졸업하고 처음이네?

무슨 특별한 일이 있어서 찾았는가?

아니 그냥 보고 싶어서

궁금하기도 하고~

아이고 내가 뭐라고?

미안하고 고맙네!

전화보다는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나 

얼굴 보면서 이야기하세?


언제로 할까?

이번 주말에 이사를 하니까

이사하고 만나세.

 나를 찾아 전화를 해 주었으니까.

 내가 자네 쪽으로 감세.


주 중에 전화 통화를 해서

정확한 날짜를 잡아보자고?

알았네 그럼 또 통화하세?

그려 잘 들어가.


소문에 의하면 김호일이 성공해서

큰 부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을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때 어머님도 여의고

어린 시절을 어럽게 보낸 친구다.

 학생 대표로

문상 갔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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