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함과 털털함.
상대를 기준으로 생각하지 말 것.
언젠가 이런 말을 들었던 적이 있다.
"같이 놀아주는 거야. 불쌍해서."
상대를 생각하지 않고 하는 무례한 말이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땐 내가 너무 못나 보이고 자존심이 상했다. 어디가 불쌍하단 건지, 왜 같이 놀아준다는 건지. 억울했다. 생각해 보면, 나는 그 사람에게 놀아달라고 한 적도 없었기에 억울함이 몰려오는 건 당연했다. 심지어 장난도 아니다. 지금까지 나만 상대를 친구로 생각한 것 같아 슬펐다.
같이 있던 사람들이 그 사람에게 뭐라 하는데도 나는 그 말을 들었다는 사실이 슬프고 부끄러웠다. 지금도 불특정 다수에게 이 말을 들었다는 사실을 밝히는 건 아직도 부끄럽다…. 이런 거에 상처받는 내가 문제인가 싶기도 하고.
그때의 나는, 이런 말을 하는 상대의 무례함 문제라곤 생각하지 않고. 모두 나 자신에게 원인을 돌렸었다. 지금도 그 성격은 아직 남아있다. 고치기 정말 어렵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면. 상대는 내가 불쌍해 보였든 같이 놀아주는 거였든 그런 말을 직접 해선 안 됐다. 요즘엔 너무 상대를 평가하고 가치를 매기는 것이 당연시돼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무례함과 털털함은 다른 것인데.
또, 나는 상대를 기준으로 나를 판단해선 안 됐다.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사랑할 순 없다. 그걸 받아들이고, 상대가 나를 하찮게 취급한다고 내 소중함이 깎이는 것이 아니란 것을 알았어야 했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상대의 가치를 매기는 무례한 말을 얼굴 보고 하는 사람은 멀리하고, 그런 말을 실수로라도 하지 않도록 조심하자.
또, 상대를 기준으로 내 가치를 판단하지 말자. 나는 나대로 소중하고 타인은 타인대로 소중하다. 상대가 나를 싫어하고 귀찮아하든 하찮게 취급하든 내 가치가 깎이는 게 아니다. 그걸 겉으로 표현하는 상대가 무례한 거다.
그러니까 너무 상처받지 말고, 자괴감에 빠지지 말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