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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보나 Nov 15. 2024

남자인 친구

복실이는 초2다. 학기 초에는 남자인 친구와 스스럼없이 손을 잡고서 교문을 들어서던 아이였다.


교문에서 남자인 친구를 만났다. 친구와 같이 들어가라니 대뜸 엄마에게 돌아온다. 곱게 묶은 머리를 풀어헤치더니 손으로 빗질을 해 가지런히 한다. 친구는 기다린다. 복실이는 머리를 빠르게 묶었다. 그리고 돌아선 복실이는 남자인 친구와 한 발자국 떨어져 나란히 걸어간다. 복실이가 남자인 친구의 손을 안 잡는다. 교문 앞에 서서 그걸 지켜보는 엄마 가슴에 연둣빛 새싹이 새록새록 돋아난다. 왜 내 마음이 설레지.


봄엔 다정하게 아무 친구 손이나 꼭 잡고 들어가더니.


다른 여자 아이들은 안 잡고 다니던 남자친구 손이었다. 그 손을 잡고 다닌 복실이의 봄날이 이상했던 건지도 모른다.


복실아 남자 친구 생기면 첫 데이트 비용은 엄마가 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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