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실이는 초2다. 학기 초에는 남자인 친구와 스스럼없이 손을 잡고서 교문을 들어서던 아이였다.
교문에서 남자인 친구를 만났다. 친구와 같이 들어가라니 대뜸 엄마에게 돌아온다. 곱게 묶은 머리를 풀어헤치더니 손으로 빗질을 해 가지런히 한다. 친구는 기다린다. 복실이는 머리를 빠르게 묶었다. 그리고 돌아선 복실이는 남자인 친구와 한 발자국 떨어져 나란히 걸어간다. 복실이가 남자인 친구의 손을 안 잡는다. 교문 앞에 서서 그걸 지켜보는 엄마 가슴에 연둣빛 새싹이 새록새록 돋아난다. 왜 내 마음이 설레지.
봄엔 다정하게 아무 친구 손이나 꼭 잡고 들어가더니.
다른 여자 아이들은 안 잡고 다니던 남자친구 손이었다. 그 손을 잡고 다닌 복실이의 봄날이 이상했던 건지도 모른다.
복실아 남자 친구 생기면 첫 데이트 비용은 엄마가 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