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 전쟁이라는 글을 올려놓고 가만 생각했다. 나는 일상이라는 전쟁터에 살고 있으나 실상 전쟁과는 거리가 먼 아주 사소한 것에 큰 무게를 부여하고 사는구나. 양말이 전쟁을 할 게 무어고 양말 하나를 가지고 가족들끼리 아무리 옥신각신 해봤자 귀여운 수준인데 꼭 전쟁이라는 단어를 붙여야 했을까.
여의도 국회 의사당 앞에서 군복을 입은 특전사가 일반인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위협을 하는 급박한 순간을 목격했다. 그들은 유리창을 깨고 국회로 난입했다. 그런 무서운 일이 일어나는 시대, 어느 나라에는 미사일이 날아다니고 실제로 사람 목숨이 죽고 사는 진짜 전쟁을 하는 와중인데, 나는 너무나 사소하고 작은 일을 크게 부풀려 전쟁이라는 단어를 마구 사용한 것은 아닐까. 아무리 그것이 비유한 것일지라도, 나는 전쟁 속에 사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도 목숨을 위협받을 정도는 아니지 않은가.
탄핵 정국 속에서 일상글이 흔들렸다. 나만 혼자 작은 행복에 기뻐해도 되는 것인가. 일상이 흔들린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나는 어떤 글을 써야 하는 것일까.
계엄이라는 엄청난 혼란이 올 수도 있었고 무사히 지나간 것에 안도하면서도 아직 방향을 못 잡고 흔들리는 것 같다. 그럼에도 꾸역꾸역 무엇이든 써 내려가야 하는 나를 위해 빨리 답을 찾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