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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현 김미숙 Jul 08. 2024

페낭이동 중 행운

말레이시아-페낭

짐을 쌀 때마다 느끼는 건데 왜 줄어들지를 않는 걸까? 오늘도 산더미 같은 짐을 보며 한숨을 쉰다. 나의 소유욕의 결과라 생각하고 걱정되는 마음에 숙소를 나선다. 오늘은 쿠알라룸푸르에서 페낭으로 이동하는 날이다. 짐이 많아 버스로 갈까 생각하다 시간이 너무 걸려 1시간 걸리는 비행기를 타기로 결정했다. 버스는 무게와 상관없으니 타고 싶었지만 6시간이나 버스에서 몸부림을 치고 싶지 않았다. 원래 말레이시아는 국내선이 트렁크 10k, 기내는 7k라는 소문 때문에 추가 요금을 낼 각오하고 짐을 밀어 넣고 그랩을 부른다. 다행히 65링깃의  깔끔한 차를 탑승하고 국내선 공항에 내렸다. 고속도로 톨비를 3번 찍는 것 같았다. 톨비를 합하여 72.3링깃으로 저렴하게 국내선에 도착했다. 국내선은 터미널 2에 있나 보다.

출입구 들어서자 바로 짐 무게 재는 곳이다. 나의 트렁크는 21.4k 가방은 7,3이다 분주하게 뭘 빼야 되나 머리를 굴린다. 그리고 바틱에어라인이 어느 쪽으로 가야 되는지 물어보니 이곳이 아니란다. 나는 귀를 의심치 않을 수 없었다. 쿠알라룸푸르로 국내선은 에어아시아만 출발하는 곳이었다. 이런~ 당연히 국내선이니까 맞겠지 하고 왔는데 바틱에어라인은 국제선에 있었던 것이다. 안내원은 지금 이곳이 level 3이니 level 2로 가서 공항철도를 이용하여 국제선으로 가라고 한다.  자세히 예약표를 보니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이라고 쓰여있었다.  선입견으로 잘못 판단한 나의 실수였다. 요즘엔 주의 산만인지 잘 보지 않고 짐작으로 가는 나의 부주의 결과이다.

짐을 낑낑대며 2번의 에스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보니 공항철도 입구가 보인다. 2링깃이라는데 Touchgo카드가 있으니 바로 탈 수 있어서 좋았다. 쿠알라룸푸르 여행 때는 무조건 Touchgo card는 구입해야 많은 도움이 된다. 잔돈 다룰 필요가 없고 티켓 창구를 찾지 않아도 된다. 드디어 열차가 들어오고 처음으로 공항열차에 탑승한다. 깔끔하고 칸칸마다 여유공간이 있어서 좋았다. 잘못오기는 했지만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방법을 알았으니 다시 쿠알라룸푸르에 돌아올 때는 손쉽게 올 수 있으리라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본다.

이제 가장 큰 숙제인 마지막 관문인 짐 무게이다. 트렁크에서 조금 물건을 꺼내 배낭에 집어넣는다. 그런데 비행기 티켓담당자는 트렁크 무게는 말하지 않고 비행기 티켓을 말없이 주며 트렁크를 수화물 트레일로 보낸다. 얼마를 더 내야 하는지 물어보니 20k란다. 아~ 이렇게 기쁠 수가.. 짐 때문에 올 때는 버스로 가야겠다 생각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바틱에어라인은 다른 국내선 항공과 달리 트렁크 무게가 20kg이었다. 기내 반입할 물건만 해결하면 되겠다 생각했는데 검색대를 통과할 때도 아무 말없이 무사히 안으로 들어왔다. 정말 운이 좋았다. 이 항공사를 택하길 정말 잘했다 생각하며 마음이 여유로워진다. 설마 비행기 탑승 시 또 무게 재는 건 아니겠지 생각하며 탑승구 A2를 찾아 상당히 걸었다  왜 이리 멀까? 입국할 때도 입국장이 멀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쿠알라룸푸르 공항이 상당히 큰 공항이구나 생각한다. 아직 gate문을 열지 않았다. 시간이 되어서야 gate도 열리나 보다. 시간이 남아 던킨에서 아침을 먹으며 탑승시간을 기다린다.


다행히 기내 소지품은 무게를 재지 않아 무사히 기내에 오른다.  바틱에어는 공간도 넓고 깔끔하며 예상치 않았는데 물까지 준다. 아침에 고생은 했지만 항공사 선택은 잘 한것 같다. 1시 24분에 공중에 떴는가 했더니 50분에 랜딩기어를 내린다는 방송이 나온다. 페낭공항도 수화물까지는 먼 길을 걸어 다행히 baggage claim이라는 푯말을 따라가 트렁크를 찾았다. 미리 그랩을 예약했는데 어디서 만나야 될지 몰라 통화하니 밖으로 나오란다. 게이트 2~3쪽으로 밖으로  나가니 그곳에서 그랩이 기다리고 있었다. 날씬한 여자 운전사이다. 

가는 동안 차가 너무 밀려서 평소에도 그러는지 물어보니 오늘이 1월 25일 힌두교 축제 날이란다. 맞다! 바투동굴 투어하며 가이드가 말한 1월 25일이었다. 차가 밀리는 덕분에 본의 아니게 그 축제의 현장을 차속에서 생생하게 보는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차 창문을 열고 바로 내 옆을 지나가는 그들을 카메라로 찍으니 몸에 온 바늘로 치장한  축제요원이 찍으라고 웃어 주기도 한다. 등에 쇠꼬챙이를 매달아 간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입에도 고통을 주는 모양이다. 입에는 긴 쇠꼬챙이를 물고 있었다. 가까이서 보니 더 실감이 나고, 축제를 하는 사람도 고통스러운 얼굴이 아니라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많은 인도 사람들이 전통복장으로 치장한 채 행사에 참여하고 있었다. 



이렇게 가까이 택시 안에서 방해받지 않고 축제의 광경을 볼 수 있다니 정말 행운은 따로 있나 보다. 예기치 않은 곳에서 보고 싶은 축제를 만난 나는 흥분하여 여자 운전사에게 감사드렸다. 그녀에게는 교통체증이어서 힘들었겠지만 그것이 나에게는 행운이었으니 말이다. 40분이면 도착할 숙소를 거의 1시간 40분 넘게 걸려 도착했다. 32링겟에 예약을 했지만 40링겟을 주고 내렸다. 그 긴 시간에 12000원 밖에 받지 못한 그녀에게 한국을 생각하며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이다. 나의 어설픈 감상 주의생각이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의 택시는 정해진 금액만 내면 시간에 관계없으니 나 같은 외국인에게는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택시에서 내리고 보니 멋진 호텔이 내 눈앞에 보이며 페낭의 좋은 기운을 느끼게 한다. 페낭에서는 호텔에서 조식도 먹으며 호사를 누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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