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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봉 Jul 27. 2024

안부

갈수록 줄어드는 안부전화

수십 년을 함께 근무했던 직장 동로와 상급자

하급자 간에도 은퇴한 지 5년이면 소식이 90퍼센트로

줄어들고  은퇴한 지 10년 이상이 되면 거의 연락이

오지 않는다고 한다


나도 이제 은퇴한 지가 6년째이고 7학년에 다다른다

거의 10년 이상 연락이 없었거나 만나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카톡을 지우지 않았던 탓인지 본인들의 자녀나. 부모 장인 장모상을 당했다고 모바일 청첩장과

부고 소식이 오고 있다


십 년 전에 나도 모친괴 장모님이 교통사고로 별세하셨지만 모바일로 청첩장과 부고소식을

보내는 분들에게 연락을 한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축의금이나 조위금을 받았던 적도

없다


평생 동안 살아오면서 우연히 한 번이나 두 번

얼굴을 스쳤을 뿐인데 핸드폰이 대중화되어

있으니 애ㆍ경사들을 너무 남발하는 것 같다


심지어는 가장 가까워야 할 친척들도 그렇다

칠촌 팔촌관계이지만 평생 동안 전화도 하지 않고

왕래도 없다가 부탁할 사항이나 금전을 빌려달라고

전화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이제 나이 들어 세상을 살아보니

가장 가까운  부모와 장모님도 별세하시고

자주 전화를 하거나 왕래했던 누나와 남동생

2명도 내 곁을 떠나 하늘나라로 떠나니

확실히 전화나 문자로 인사를 보내주는 사람들이

확 줄었다


힘들게 살아오면서  근검과 부지런함으로

지금의 여유로움을 느끼고 살아가니

가까운 친척들과  소수의 고향친구 소수의

지인이 나에게 사기나 치려고 사탕발림을 하고

힘들게 해서  금전적인 피해도 참 많이 봤지만

어느 누가 마음 아픈 나를 위로해 주거나

위로의 말을 건넨사람들이 있었던가?


세상을 살면서

가끔씩 안부 문자와 카톡도 내가 먼저 보내보고

핸드폰으로 전화를 해 안부를 묻는다

전화를 해서 안부를 묻는 것이 오히려 실례가

된 것 생각이 든다

1년 전 종합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더니

다 괜찮은데 췌장에 좋지 않은 물혹이 큰 것이

있다고  술과 담배 육류고기를 먹지 말고 피하라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다


췌장도 꼬리 부분에 큰 물혹이 있으면 시술이나

수술을 하면 괜찮은데

췌장 머리 부분에 큰 물혹이 있어 수술을 하면

대수술이고 수술시간도 6시간이나 걸리고

잘못하면 당뇨와 합병증이 생겨 위험해지니

수술을 권장하지 않고 6개월마다 추적검사를

하고 있다


이러한 의사의 소견을 듣고 좋아하는 떡도 먹지

고 육류도 피하고 계란과 두부 생선 과일로

대체하다 보니 몸무게도 10 킬로그램이 빠져버린다


어디 그뿐이었던가?

삼삼오오 모여 여행 다니면서 식사 때 막걸리나

소주를 반주를. 한잔씩 하거나

자주 모여  고기와 술 한 병씩. 마시면서

우정을 나눴었는데

이제는 술대신 카페에 가서 커피 한잔을 마시는

삶으로 바뀌다 보니 함께 술 마셨던 친구나

지인들조차 불러 주지도 않고 연락도 확 줄어

들었다


술은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마시는 게

당연하지만 췌장에 이상이 있어 내 삶이 바뀌니

나의 일상들도 모임 횟수가 대폭 줄어들었다


술을 마시지 않다 보니

이제는 내가 먼저 지인들에게 전화를 해서

식사도 사주고 커피도 사주고 있다

현역시절에는 내가 항상 갑이었고

부정한 부탁이나 청탁이 들어오면 거절하고

회피 다녀 을들이 서운해할 때도

참 많았었는데 ㆍㆍㆍ

(옛 직장 동료와 추억의 길을 걷다)



안부전화가 확실히 확 줄어든. 이때에는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싫어

도서관으로 와서 책을 빌려 읽는다


가끔씩 안부를 묻고 산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그래도 안부를 물어오는 사람이

어딘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그럴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가?

사람 속에 묻혀 살면서

목마른 이 팍팍한 세상에

누군가가 나의 소식을 물어준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럽고 가슴 떨리는 일인가?

사람에게는 사람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걸 깨우치며 산다는 것도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나는 오늘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부를 물어보고 싶지만

반가워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귀챦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역시 사람관계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느낀다


현대는 바쁜 세상이고 바쁘게 살아가는 시간들이지만

이제 부모 형제 떠나니 때로는 슬프다

그렇지만 계속해서 길어지는 평균수명에

적당히 대처하고

9988234처럼 팔팔하게 건강하게 살면서

치매나 장애 오지 않게  적당히 운동하고

걷고 밝게 웃으면서 긍정적으로 생활해서

자녀들에게 짐 되지 않게 건강하게 살아가는 게

(아름다운 녹지)

인생 후반기 말년의 행복이고 내가 바라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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