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자봉

길은 표정이 없다.

그 위를 걷는 이의 마음이 길의 안색이 될 뿐이다.


젊은 날의 길은 대개 직선이었다.

성취라는 선명한 정점을 향해 뻗은 그 길 위에서 속도는 곧 미덕이었다.

뒤를 돌아보는 일은 지체였고, 멈춰 서는 일은 낙오였다. 앞만 보고 달리는 동안 길가의 풍경은 속도에 뭉개져 형체를 잃곤 했다.


인생에는 의무로 가야 하는 길도 있다.

원통 병기근무지원대로 향하던 길은 의지가 거세된, 주어진 길이었다. 이름 보다 군번과 계급이 우선이었다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견디는 것이었고, 길은 늘 어깨를 짓누르는 군장의 무게만큼이나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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