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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지 Mar 15. 2024

여기에 오기까지

지금의 내가 될 수 있었던 이유

‘31살에 차장이 되었다’

직급이 주는 무거움은 없지만

내가 느끼는 무게만 있다.




사실은 29살에 과장을 달았기 때문이다.

초고속 승진이 되었다.


한 회사에 이직 후 사원, 주임을 평가하기 위한

수습평가 3개월이 주어졌다.

‘직급에는 관심 없고, 연봉에만 관심이 있어요 ‘


연봉은 인정받고 들어오고 싶은

기준이 있었다.


일을 하다 보니 재미있었고,

구체적으로 재밌는 일을 말하자면

AMD -> MD로 한층 업무롤이 올라간 케이스인데,

성과가 바로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가 나는 운이 좋게 27살에 대리를 달았다.


이전에 일 잘하는 사수가 나에게 그랬다.

돌이켜보니 직장생활에

내가 하는 것마다 잘 되는 시기가 있다고.

그때는 내가 그 흐름을 탄 거라고.


그렇다, 내가 맡아왔던 모든 일들이 성과로 이뤄졌고

그때마다 사수께서 말씀하셨던 말을 되새겼다.


‘그렇다면 잘 되는 시기가 끝나면?

‘뭐가 남을까?


나는 그렇게 연이은 실적으로

2년 만에 과장을 달았다.




쉴 틈 없이 달렸던 회사 생활에

내게 남는 건 부실해진 체력이었다.


‘건강이 많이 약해진 것 같아 퇴사해야 할 것 같아요 ‘


그래서 복지가 좋은 회사로 이직하게 되었다.


파트장으로 2년간 일해왔던 내가

직급과 직책을 깎고 파트원으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회사에서 내 몸 사리면서 일해야겠다는 마음이 컸다.

일을 회사가 주는 연봉만큼 해도 충분한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말 못 할 장애물이 많았고,

역시나 깎고 들어가는 건 어려움이 많았다.

내 선에서 결정할 수 있었던 일을.

내가 결정해 줬던 일들.

타 팀과 그리고 거래처와 만남을 가져도

직책이 줬던 말 한마디가 갖는 힘이 약했다.


여러모로 성과형 기반 회사를 가느냐 VS

적당한 회사를 가느냐

의 차이였다.


그래서 적당히 일하면서

내가 혼자 힘으로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벌려봤다.




‘아, 이 회사의 고민은 이거라는 거죠~?

A유통사 입점을 목표로

지금은 이 미션을 해결해 보시죠 ‘


‘여기서 필요한 책임판매업 쉽게 가려면

이쪽으로 가시면 되고

원가율이 그 정도라고요? 안 남을 거예요.

조정하는 건 어떨까요~?

정가는 이 정도면 해외수출에 맞겠네요.

공급율이 워낙 낮아서..‘


그간 경험해 왔던 유통채널 경험을 살려

스타트업 회사들의 애로사항들을 듣고

유통 채널 전략을 제안해 줬다.

어쩌다 보니.


여유가 있을 때 이런저런 일들을 해봤고

경험의 마일리지도 쌓았다.

(의류판매, 펀딩, 공동구매밴더, 온라인대행+컨설팅 등)




이젠 진짜 일해봐야지.

경력 좀 잘 쌓아보자 라는 마음가짐으로

또 다른 회사로 이직을 했고,

섣부른 판단으로 3주 만에 그만뒀다.

그리고 야심 찬 포부로 다른 곳을 입사했는데,

조건이 안 맞아 1주 만에 그만뒀다.


그러다 헤드헌터를 통해 대기업에 입사했다.

(사실은 관계사 수준)

복지도 연봉도 직책도 다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확실히 받는 만큼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약 6개월 동안 짧은 순간

모든 것을 혼자 해냈다.

1. 올리브영 더모 cat 브랜드 신규 입점

2. 올리브영 오프라인 전점 입점

3. 올리브영 올영라이브

4. 건기식 올리브영 제품 입점

5. 건기식 올리브영 올영픽

6. 코스트코 오프라인 신규 입점

+ 마케팅도 나의 몫^^ 직거래


‘우리 브랜드가 더 성장하려면 인력이 필요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해야 할 구조에 나는 다시 떠났다.

‘제 체력이 못 버텨줄 것 같아요,

저보다 더 유능한 사람만이 하실 수 있는 일입니다 ‘


그렇게 힘들어할 때쯤

함께 일했던 동료에게 연락이 왔다.

직급과 직책을 받고 연봉은 포기했다.

대신 재택근무를 협의했다.


성과기반으로 가득 찬 경력기술서는

오늘의 내가 편안하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내가 원했던 건 사실,

직급과 연봉이 아닌 삶과의 밸런스였다.



(예고)

다음 편에서는

그렇다면 화장품 MD가 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해요.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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