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쌓인 책을 책장에서 꺼낼 때의 해프닝을 써 보았다. 시에서는 신경림 시인의 '시인을 찾아서'를 등장시켰다.
올해 작고하신 신경림 시인의 '시인을 찾아서'는 과거 2004년 무렵 방영된 mbc 예능 느낌표의 '책을 읽읍시다'에서 추천된 책이기도 하다.
신경림 작가는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왕이면 좋은 시를 선별해 주고자 책을 쓰게 되었고, 시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뿐만이 아니라 그 시인의 삶, 생활환경, 사상 등을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직접 현장을 다니면서 자료를 수집했다. 이런 기행 끝에 펴낸 책이 '시인을 찾아서'이다.
1권은 정지용, 이육사, 윤동주 시인 등 작고 시인 위주였는데, 반응이 좋고 독자들의 요구가 있어서 생존 시인을 다룬 2권을 출간하게 되었다. 2권에는 김지하 시인을 비롯해 도종환, 강은교,정호승 시인 등 익숙한 시인들의이야기가 다루어진다.
이 책을 산지가 10년이 넘었는데 1권은 늘 제자리에 있었지만 언젠가부터 2권이 보이지 않았다.
찾기를 포기하다가 골방 구석 좁은 책장 한 편에서 발견했다. 찾은 지도 벌써 몇 년 전 일이다.
책장에 꽂아 놓고 먼지만 쌓여가는 양서들이 어느 집이나 있을 것으로 본다. 한 번만 읽고 고이 모셔 둔 책도 많을 것이다.
먼지가 쌓인 책을 꺼내는 것에는 두려움이 있다. 오래 묵은 먼지는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어 한번만 들이마셔도 비염, 코감기, 목감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내가 그 경험자이다.
먼지의 습격을 뚫고 간신히 책을 꺼내는 상황은 코미디를 방불케 한다. 독서를 열심히 했다면 먼지가 켜켜이 쌓일 리가 없겠지만, 책을 안 읽거나 편식을 하다 보면 이런 해프닝이 생기는 것이다.
그 많은 책을 다 볼 수 없다면 책장에 먼지로 봉인되어 가는 책이 없는지 자주 살펴보고 책장을 수시로 정리하고 청소하는 것이 독서인의 기본자세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