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어릴 때 외할머니댁에 놀러 가면 항상 가던 놀이터이다. 그때만 해도 아이들이 바글바글 모여들어 온종일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언제부턴가는 놀이터가 점점 비어 갔다. 놀이기구들이 조금씩 낡고 녹슬어 가는데, 찾는 아이들이 없다 보니 보수 공사도 하지 않아 황량함이 감돌았다.
어릴 때부터 학원에 다녀서 뛰어놀 시간이 없는지 모르겠다. 혹은, 출생률이 떨어져서 그 동네 아이들이 없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그 나라의 미래라고 하는데 뛰어놀 아이들이 골머리를 앓으며 공부를 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고, 갓난아이 울음소리마저 사라져 가는 실태가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산업화의 물꼬를 튼 70년대. 꼬질꼬질한 아이들이 북적대던 그 시절이 오히려미래가 더 밝았던 것 같은 씁쓸한 마음이 든다. 비록 그 미래에 이르러서는 되레 그 시절의 희망을 그리워하고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