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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고운로 그 아이
Sep 24. 2024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
피아노가 없었던 아이는
귀동냥으로 배운 곡을
친구 집에서 쳐보곤 했다
처음 완주한
'
떴다 떴다 비행기
'
는
조금 더 날아올라
'
고향의 봄
'
이 되었다
그랬던 어느 날 우연히
담장 너머로 들려온 피아노 소리는
아이를 충격에 빠뜨리고 말았다
그 아름다운 선율은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였다
오가며 그 집 담장에 기대어
그 곡이 다시 울리기만을 간절히 빌었다
학교 오르간으로 조금씩 흉내내 보았다
높은 산을 오르듯 조심스럽게
한 발씩 내디뎌 보았다
중턱까지는 그런대로 올라갔지만
가파른 지형 앞에서
번번이 미끄러져 더 이상 오를 수 없었다
성인이 되던 해
그녀에게도 피아노가 생겼다
기쁜 맘으로 제일 먼저
'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
'
의 악보를 구입했다
악보를 볼 줄 몰랐기에
음표 하나에 건반 하나를 짚어 가며
지팡이로 발밑을 더듬어 산을 오르듯이
조심조심 건반을
디디
며
등반했다
그녀에겐 안나푸르나 산 같던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
온몸으로 흙바람을 막으며,
손가락이 부르트도록 쳤다
암벽에서 막히고
빙벽에서 미끄러지며
수없는 실족과 좌절을 맛보던 그녀는
어느 날 피아노 앞에 앉았을 때
자신이 처음 들었던 그 곡을 듣게 되었다
그녀 생애 가장 높은 산,
안나푸르나 정상에
깃발을 꽂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는
그녀 인생 최고의 연주곡이 되었다
아무런 준비 없이 산을 오르려거든
내 몸이 부서지고 망가지는 것쯤은 각오해야 한다
내가 내 몸을 내어 주고 그것과 하나가 될 때
비로소 그 꼭대기에 발을
담글
수 있을 것이
다
長詩가 되었다.
어릴 때 피아노를 너무나 좋아했던 내 얘기를 써 보았다.
나는 지금도 피아노를 보면 기분이 너무 좋다.
쓰레기장에 누가 낡은 피아노를 버려 놓은 것을 보았을 때 집에 가져오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우리집은 아쉽게도 공간이 없다. 빈 창고라도 있었다면 내가 수거해 갈 판이었다.
피아노 사 달라고 노래를 부르며 살았다. 피아노~ 피아노~ 신나는 노래~
결국 고3 때 학력고사를 마치고 나서 아버지께서 사 주셨다.
정말 원 없이 쳐 보고 싶던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를 댓바람부터 치고 또 쳤다.
피아노가 전공이던 친구 집에서 이 곡을 쳤더니 그 친구가 요래요래 치면 더 잘 칠 수 있다고 가르쳐 주었다. 백 날 혼자 치는 것보다 전문가 가르침 한 번이 실력 향상에 훨씬 유리하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취미 생활이기 때문에 더 배우지는 않고 혼자
도 닦듯이 쳤다
.
지금은 피아노 코드를 알기 때문에
찬양,
가요,
동요 등
,
아주 잘은 아니어도 취미 생활
이
가능할 정도로는 친다.
그래도
부동의
나의 인생곡은
역시나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이다.
https://youtu.be/eCCan3TFPoc?feature=shared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
(by리차드 클레이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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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산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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