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시작할 때처럼, 끝에서도 아름답게
안녕하세요, 「사랑의 무적함」에 이어 「스물일곱 짝사랑의 흔적」을 쓴 작가 이부티입니다.
사랑의 무적함의 부록이라 칭하며 발행하게 된 「스물일곱 짝사랑의 흔적」은
실은 「사랑의 무적함」의 단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저는 짝사랑을 시작하고 깊어지고 그가 너무 좋아 어쩔 줄 몰라 하루에도 수십 번 이 땅과 하늘 저 끝을 오가는 내내 저절로 제 마음에서 피어나는 간질이는 문장들과 머릿속을 불현듯 파고드는 감정의 결들을 흘려보낼 수가 없어 개인 대나무숲 계정에 써 올리곤 했습니다.
그렇게 몇 조각의 마음이 저만 존재하는 한 공간에 남겨지길 몇 달 그 작은 조각으로는 담아지지 않아 흘러넘치는 마음들을 감당할 수가 없어 노트북 앞에 앉아 겨울 내 매일 한 편의 마음을 써 내려갔습니다.
그렇게 두 달 저는 60쪽이 넘는 글을 쓰게 되었고 어느덧 제 짝사랑의 방향과 항로가 고스란히 글에 담겨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이 짝사랑 이야기를 하나의 서사로 기획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제 진짜 첫사랑이 궁금해져 '첫사랑 찾기 여정' 3부작을 쓰게 되기도 했습니다.
이 글을 써 내려가며 저는 환하게 웃기도 하고 때론 힘없이 쓰러지는 마음의 벽들의 무게에 못 이겨 눈물을 뚝뚝 흘리기도 했습니다. 돌아서보니 그 모든 감정을 느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모든 널뛰고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가득한 상황 속에 휩쓸리며 살면서 가장 다이내믹한 감정의 결들 속을 유영하였기에 새로운 용기로 새로운 사람에게 다가설 수 있는 제가 되었으며, 사랑에서만큼은 지나치게 어린아이 같던 그래서 너무나 서툴러 여전히 부끄러워지는 지점들이 떠올라도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조금 더 성숙하게, 담백하게, 순조롭게 그 마음을 다루고 전할 수 있는 제가 되어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상처가 남은 짝사랑일지라도 저는 제게 찾아와 준 이 사랑에 여전히 많이 고마운 마음입니다.
실은 부록에 올린 조각들은 원래 사랑의 무적함에 담으려 했는데 생각보다 양이 꽤 많더라고요.
한 편의 글에 부록 두 편정도의 양을 담아 발행하면 아무래도 이 글이 가진 색이나 정체성이 옅어질 것이고 가독성도 떨어질 것 같아 이렇게 '흔적'이라는 이름의 부록으로 탄생하게 되었답니다.
단숨에 써 내려간 어느 때보다 그 시기, 그 순간, 그때의 감정이 응축되어 써진 단편의 조각들이라
이렇게 부록으로 따로 그 의미를 담기게 한 것이 너무 좋은 선택이었단 생각이 들어
무엇보다 이 사랑을 드디어! 마무리할 수 있어서 역시나 그 사실에 가장 기분이 좋습니다. 홀가분해요!
글을 쓰기 시작하고 발행을 마무리하기까지 반년이 흘렀는데
참 길고 진득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모든 시간을 디딤돌 삼아 저는 이제 새로운 사랑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여러분도 모두 충만과 존중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더해지는 기쁨을 누리는 사랑 속에 거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 6. 7
이부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