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7월 15일 화 40대 농부 노총각의 하루

포클레인 실기 3시간 교육지원 / 사방댐 펜스 /두백감자 자가채종

by 추재현

나는 낯선 사람들에게 낯을 가린다.

아침 일찍 하우스 앞에서 하얀 들통 2개에 동물 주려고 물을 받는데

밭에서 중년 남 녀 1분이 토시와 장갑 끼고 바구니에는 빨강락카 들어있는 채로 어깨매고 걸어온다.

깜짝 놀랐다."안녕하세요." 떨리는 목소리로 인사하고는 '무슨 일로 오셨냐'는 기본적인

질문도 묻지 못하고 또 보낸다.(비슷한 상황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럴 때마다 다음엔 안 그러겠다 했는데)

고개만 까딱한 두 사람은 흰색 아반떼차에 타고 시동을 건다.

바로 가려는 시점에 동생에게 바로 전화해 물어본다. 어제 네가 말했던 공무원분들이 왔다 간 것 같다고..


"형은 언제까지 무슨 일 있으면 아버지와 나한테 미룰래!

어디서 오셨냐고는 물어봐야지, 오늘 오기로 하셨던 분들은 <봉화 농관원>에서 오후에

친환경 인증 시료수거로 콩과 감자 가지러 오신다 했는데 지금 시간은 오전 너무 일찍이라

공무원분들 출근시간도 아니잖아!

만약에 하천뚝 무너진 것 조사하러 오신 분들이었으면

제대로 문제 된 곳 못 보고 가서 별일 없었다고 보고하면 우리만 손해잖아.

그 두 사람이 누구였는지 알 길이 없게 되었어."


전화받으면서 가려는 차 잡아 물어볼 수도 있는데 옆에서 걸어가 한 손을 주먹 쥐고 말없이 쳐들어 서보라는 미약한 신호를 보내니 알턱이 있나, 바로잡을 수 있는 한 번의 기회를 할까 말까 망설이다 또 보내 버렸다.

뒤늦게 나온 동생은 5살 많은 형이 나잇값 못하는 거에 답답해하며 다음에는 그러지 말고

잘하라는 어쩔 수 없는 익숙한 당부로 아침일을 시작하였다.


구보다 포클레인 1.7 영업용(주황색에 흰 글씨) 먼저 포클레인과 지게차 자격증을 딴 선배 동생에게 배운다.

사용하다 구리스 넣어줘야 할 때나 어떤 정비가 필요할 시기가 되면 기계에서 경고음으로 알려준다.

나는 8월에 포클레인 실기시험(언제?)을 앞두고 3시간 실기지원 교육(며칠 1시간씩 3번?)을

봉화군에 지원받았다.


그래서 내가 도와주겠다 나서 조종석에 앉자마자 안전벨트 차고 조작에 신중을 기한다.

미리 집에 있을 때 연습을 해두고 기본구조를 익혀놔야 된다고 먼저 그 길을 가본 동생이 조언해 주었다.

내릴 때도 뒤로 손잡이 잡고 내리며 시험 볼 때를 의식하여 태도를 습관화해 둔다.

무수히도 많은 관절 이음쇠들에 구리스를 짜 넣어 부드럽게 해 주는데 마무리는 1바퀴

빙 돌아가며 짜주는 거다.


다 끝났으니 가보라는데 포클레인 바가지 껴보겠다고 나서서 퀵? 버튼 내려 검은 체바 가지에 갖다 대고

장착하려 시도해 보는데 잘 되지 않는다.

비 오기 전 감자를 빨리 캐야 되는데 계속된 실수로 자꾸 시간이 지체된다.

"형 이러다 오늘 중 못해 어서 내려, 내가 하는 거 잘 보고 다음에 다시 해봐!"

한 번에 성공하고 엑샐 밞아 서둘러 밭으로 향한다,


두백감자를 어제 이어서 캐는데 아직 산종자까지는 못 갔다.

작년 심은 감자에서 작은 감자들을 종자로 골라 심어 봤는데 (큰 감자 눈도 따서 시도) 큼직하게 상품성 있게

잘 나와 주었다. 산종자는 더 좋을 거라는 기대를 가지게 한다.

캔 데가 넓어져서 아버지와 옆 감자 순 있는데서 감자 담는 작업 하다 탁 트인 자리로 옮기니 능률이 오른다.


집 뒷산 사방댐공사 하시는 분들의 차량들로 북적이고 있는 요즘이다.

비소식은 계속 있는데 그리 세게 줄기차게 내리지는 않고 실비, 보슬비, 잠깐 소나기

그러다 다시 맑을 때가 더 많아 산과 풀천지 밭은 잠깐씩 비 올 때 말고는 작업을 이어간다.


뒤편에 두백감자 놀자리도 부족할 만큼 차 가는데 나머지 감자들은 어디다 놓지? 그늘진 자리가 어디 또

있을까 걱정이 돼 간다. 원래 널어두던 한 곳은 작업장 내 평상 (사방댐 공사하시는 분들 식사하시는 자리로

선풍기와 함께 내드렸다)이 가까이 있어서 널어놓기 꺼려져 뒤편으로 왔다.


풀천지농산물은 가게에서 주로 보는 농작물에 비해 크기가 작다.

특히 이번에 감자트랙터로 상처 입은 감자들이 많아 "그리 유난 떨더니 감자들이 왜 이래"라는 다른 사람의

평가를 듣기가 꺼려져 안 보이는 곳으로 왔는데 이제 피할 수가 없을 것 같다.

(내일은 보이는 곳에 널어야 두백, 분홍, 자주감자까지 널을 수가 있겠다)


비가 실비에서 보슬비 까지는 버티면서 캐다 소나기 조짐이 보이자 서둘러 감자밭에서 철수했다.

점심 12시가 넘겨 들어가니 작업장 평상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식당백반을 펼쳐두고 한창 식사를 하고 계셨다.

어머니께서 오늘부터 다시 식사준비를 해주셨다.

웬일로 칼이 일단은 잘 든다고 언제까지 잘 드는지는 두고 보자 칭찬을 (아버지께서 12시 비 온다고 서둘러서 분홍ㆍ자주감자 캐자는 말씀에 일단 글 중단/다음날 나머지 더 쓰고 보강해 올리겠습니다) 매일 하루일을 올려보자 결심 실행 중~


도토리묵밥이다.

기장밥을 말아 본다. 야들야들 묵이 묵은지 볶음, 계란지단, 막 한 깨 파 양념장 그리고 멸치 다시마 표고버섯 육수를 만나니 담백하고 부드럽게 술술 넘어간다. 웬만해선 점심때는 운전할지 모르니 술을 먹지 않는데

복분자주 2잔을 부르는 맛이었다.


사방댐공사를 하면서 나온 나무들을 기계톱으로 베어 별장에 던져 '유압도끼'로 빠개둔 후 일들이 생기니

손대지 못하고 여러 날 놔두었었다.

비 온 김에 짬이나 밀어둔 일들은 해나간다.

양쪽 벽이 있어야 쌓기가 좋은데 뚫려있다.

이럴 때에는 왼쪽 오른쪽 지그재그로 장작을 쌓아 임시벽을 만들어 준다.

균일한 높낮이를 맞추어 주느라 장작을 골라 놓아 주느라 품이 드는 대신에

앞은 일렬로 쌓고 속은 그냥 던지면 되니 편하다.


그러나 양쪽벽이 있는 데에 비해 높이 올리는 것과 공간 효율성은 떨어진다.

자연식을 하지 않을 때는 밥시간 때가 일에 따라서 유동적으로 변한다.

KBS7번 TV생생정보를 시청하며 저녁식사를 하였다.

라디오 김혜영 맛집으로 소개된 곳이 나오고 있었다. 예전에 어딘가에서 봤던 건강한 맛집으로 소개된 곳이었다. 어머니를 데리고 가보려 했는데 교통이 불편하고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사람이 너무 북적여 편하게 먹기 힘들다는 후기를 보고 포기했었던 집이었다.

엄정화 동성친구로 유명세를 얻고 3호점 까지 내었다는데

영상본 후 기록해두질 않아 다양한 쌈채소만 생각나지 주력메뉴가 소고기? 돼지고기? 잘 떠오르지 않는다.

(써보고 싶은 이야기는 미리 기록해 두어야 전달성이 높아지겠다)


두 집 살림 코너를 더 재미있게 봤다.

60대 노부부는 선생님을 하다 은퇴를 했는데 서울집과 시골집이 따로 있다.

아내는 텃밭을 가꾸며 살고 싶은 꿈이 있었고 남편의 동의를 얻어 함께 하는데

안 밖으로 정리정돈이 잘 돼있다. (찍으니까 신경을 썼겠지만 평소에 해두지 않으면 그렇게 할 수 없다)

주인공은 영어선생님이셨던 남편인데 관상용 나무들을 보기 좋게 전지 해주고 취미인 사진 찍기로 개인책도 여러 권 만들었다. 아저씨(학생회장) 아주머니(반장) 옛 제자들이 찾아와 주변 명소를 함께하며

사진을 찍어주었다.

이 뒤로 할 이야기가 많았는데 오전 5시 31분 마음이 급해진다.

16일 일기도 쓰고 싶은데 인상 깊게 본 정보를 기록하려는 생각정리가 잘 되지 않는다.

두 집 살림에서 내가 느낀 결론은 길어진 인생에 타인과 나눌 수 있는 취미활동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 돈벌이까지 되어 준다면 노후에도 걱정을 덜게 된다.

"때때로 배우고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공자님 말씀이 생각났다.


보리밥(보리 보단 백밥이 많다. 전부 보리인 꽁보리밥은 먹기 불편할 것 같다.)

에 쌈채소가 빠진 건 아쉬웠지만 풋고추와 햇양파가 그 자리를 메꾸어 주었다.

특히 강된장이 평소와 달랐는데 가리비 관자를 다져 넣고 강황가루를 살짝 넣어 짭짤하고 구수한

간에 쫄깃한 식감과 깊은 풍미를 더 하였다.


거기다 중하새우튀김이 있어 맥주를 마실 명분을 만들어 주었다.^^

보리는 매끈매끈하여 톡톡 입속에서 터진다. 오래 씹어야 되는 게 매력이다.

자연식 못지않게 식사시간이 오래 걸린다.

씹으며 깊은 맛의 음미를 자연스럽게 하는 건 덤으로 딸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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