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7월 16일 수 40대 노총각 농부의 하루

마흔 수업/매일 아침 써봤니/하루 한 끼만

by 추재현

전날 오후 10시 취침 ~ 오전 4시 45분 기상

구 저온 냉동고 1평(옆에는 2평의 저온 저장고가 있다)

더운 여름날도 이곳에는 오래 못 있는다. 바닥과 기온이 차다.

꺼낼 것만 후다닥 꺼내 나오게 된다.

농작물과 수산물이 대부분이다. (자연식 준비와 급작스런 손님방문에 위력을 발휘)

미리 잡아둔 토종닭과 단골 봉화 정육점에서 사둔 다양한 부위의 돼지고기는 별미다.

구저온저장고 짓고 나서 몇 년 뒤 주력상품 양파와 감자는 따로 보관해야겠다는 필요성에 의해

3평 새로지었다. 넓어서 다양한 식재료들 두기가 편리하다.

한눈에 보인다는 게 큰 장점이다.

조금남은 묵은 양파는 안쪽에 대부분인 햇양파는 바깥쪽으로 노란 20KG 컨테이너에 담아 보관 중이다.

날이 더워지면 계란들은 순서대로 플라스틱 넓은 볼에 담아 수건으로 덮어준다.

어느 정도 모태 지면 포장을 하여 달마다 가져가시는 단골 고객분들께 보내드린다.

두백감자 반대편에는 토종 분홍감자가 자라고 있다.

큼지막한 두백을 보다 더 작은 감자들을 캐나 가니 재미는 덜 하다.

찌면 카스텔라감자로 떠 인기가 좋아 3가지 감자 중에서는 가장 빨리 품절이 된다.

잦은 비로 흙이 떡져 구멍이 막힐 때는 준비해 둔 막대기로 뚫어준다.

2번째 토종 자주감자인데 생으로 먹을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쪘을 때나 다른 요리에는 두백과 분홍감자에 비해 맛이 살짝 떨어지는 것 같다고 느낀다.

줄기와 꽃이 아주 약하게 보랏빛이 돌아 자세히 보면 구별이 될 것 같다.

3가지 감자들은 캐기 전까지 잘 모르겠어서 고추말뚝 박고 이름표에 몇 줄까지 표시해 놓았다.

차분히 비님이 다시 오실 것 같아 서둘러 철수를 해주었다.

사진상으로는 분홍/자주감자 구별이 잘 안 되어 보인다.

어디다 널어줘야 될지 고민이 되니 일단 놔두었다.

그 복잡했던 너른 앞마당이 공사 막바지에 다다르자 점점 깨끗해져 간다.

08/05/02 3대의 포클레인에서 이제 02 한대만이 공사하시는 인부들을 기다리고 있다.

동생은 감자 캐고 난 후 저기서 무얼 하러 갔는지는 모르겠다.


"노총각은 한순간 결혼은 한평생" 크게 걸어진 현수막을 볼 때면 속으로는 다르게 읽는다.

40대 배우고 익히는 행동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늦지 않았다.

각 나이 때에 해야 할 시기를 미루다 뒤늦게 정신 차려 몰아서 가고 있는 나여서

하루하루 무엇을 하며 보내고 있냐가 중요하다.

우산을 쓰고 편하게 산길을 올라가게끔 바뀌었다.

공사가 끝나면 동생과 아버지는 올라가 보셔서 중간점검들을 하셨었는데 나는 뒷마무리 정리

하느라 남아 어두워지면 못 가볼 때가 있었다.

좀 일찍 끝나거나 오늘 같이 공사하시는 분들이 안 오실 때면 점심 먹기 전 가본다.

산길의 풍광이 달라졌다.

동력운반차가 다닐 수 있게 힘들게 자력으로 (포클레인) 닦아 놓아도 비가 많이 오면 무너져

지게 지고 올라 부엽토를 긁어 왔던 길이 넓게 잘 닦여있다.

몇십 년 경험으로 흙길을 시멘포장 해두지 않으면 큰비에 위험하다.

전문가 분들도 조언해 주셨고 같이 하려 노력했는데 거기까지는 운이 따르지 못했다.

큰비를 받아낼 시멘 구조물이 든든하다.

물이 채워지고 흘러가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23년 어느 날 같이 아래 컨테이너를 쳐버려 온갖 생활물품들이 못쓰게 되는 피해를 막아줄 거라 기대해 본다.

드디어 기다리던 다시 자연식이다.

다른 때 비해 나물류나 쌈채소가 빠져있다.

회복 중이신 어머니께서 차려 주셨는데 내일은 상차림에 같이 더 신경 써보자 하셨다.


수요일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골 때리는 그녀들을 볼 수 있어서이다.

끈질기게 골문을 두드리는 그녀들의 성실함에서 나약했던 나의 지난날 마음가짐을

반성하며 재미있게 본다.

어제 보다 오늘 더 강해지는 그녀들이 아름답다.

발라드림의 뼈예원(정예원) 신입 수비수는 첫 경기에 해트트릭을 하더니

나오는 경기마다 꾸준히 골을 성공시켜 현재 1위 득점왕이다.

무게중심이 약간 아래로 얼굴부터 들이밀고 악착같이 따라붙어 상대 공격수를

못살게 구는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오늘은 평소의 단발머리에서 양갈래로 땋았는데 전모습이 더 강인해 보였다.

여자는 마음의 변화가 있을 때 머리를 바꾼다던데.. 얼굴에 공이 세게 맞았는데

괜찮다고 웃으며 다시 뛰어다니고 항상 열심히 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어 좋아하는 선수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 2대 1로 져서 아쉬웠다.


한때 최강자였던 월드클래스 외국인선수들의 투지는 대단했다.

방출까지 몰리니 벗어나기 위해 1골 뒤쳐져도 악착같이 2골을 내리꽂았지만 계속된 연패로

2골 앞서서 이겨야 하는 시점에서 1골을 못 넣어 이겼지만 진 상황이 되고 말았다.


보다 보니 문뜩 떠오르는 한 팀 아나콘다 아나운서 그녀들 1승만 하면 우승분위기이다.

다들 잘 이기는데 이기는 게 쉽지가 않다 거의 다 온 것 같은데 한 끗 차이로 져서

우는 그녀들을 보면 안타까우면서 안일하게 시간을 보낸 나를 생각하게 한다.

왜 너는 너의 삶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해보지 않고 포기했었냐고..

23년 어느 날 아버지께서 어머니 도와드린다고 무를 채칼 슬라이스 하다 손가락을 날려 피투성이가 되었다.

급하게 동네 삼성의원으로 달려가 응급치료를 받고 잘린 피부를 아물게 하는 치료를 오래 받았는데

그때 따라가셨던 어머니 상태를 심상치 않게 보신 원장의사아저씨 께서 심장병을 앓고 계시 단 걸 알게 되었다.

더 큰 병원 안동성소병원을 소개해주시어 갑작스러운 큰일을 예방할 수 있게끔 도와주신 은인이시다.


삼성의원 원장님이 한 달에 한번 계란 1판을 사주셔서 방문하게 되는데 며칠까지 휴무라는 붙여둔 쪽지를 보고

동생이 춘양볼일 보다 계란 갖고 돌아왔다.

어느 해부턴가 20kg보다는 5kg 10kg 소포장 감자주문이 늘어 해마다 20kg 박스 구입했던 것 대신에

10kg 박스로 바꾸어 사 왔다.


동생이 아버지와 나무를 빠개고 나는 날라다 주고 쌓아 나갔다.

아그배나무는 꽃은 이쁜데 수확철이 가장 바쁜 11월이다 술로나 담지 많이 먹지도 못한다.

뒷산 가는 길 관상나무처럼 자라고 있었던걸 너무 거대해서 그늘졌던 층층나무(수액 너무 많이 나와 먹다 질림)

같이 베어 주었다. 몇 년 전만 해도 텃밭으로 가꾸었던 때여서 나무 그늘이 방해되니 베어 냈었다.

나무를 뽀게다 속심이 겉에는 희고 속은 붉게 차오르는 나무가 특이하여 검색해 알아봤다.

조각나무로 좋다고 하는데 거기까지는 마음이 바빠 관심 가질 않으니 몇 개만 일단 빼두고 땔감으로 던졌다.


우연으로 발견한 아그배나무는 지난날 풀천지 이야기 추억을 꺼내왔다.

하얀 작은 꽃이 풍성하게 너무 예뻤는데

배지 않고 놔둘걸 그랬다는 후회가 이제 와서 들만큼 아름다웠다.


"형아가 뒷정리할 테니까 너는 자주/분홍 감자 자리 만들어서 널어놔라"

그렇게 골치 아픈 일을 잊고 깨끗이 정리가 되었다.

빗줄기가 점점 더 굵어지며 지면을 때리는 소리가 울린다.

이제 그만 와도 되는데, 마른장마로 끝났다고 하지 않았나?

내일모레 비로 원기날씨에 잡혀 있던데 걱정이 된다.

참깨는 잦은 비를 싫어해 녹아버릴 수 있다.

갈퀴로 찢긴 나무 쪼가리들은 톤백자루에 넣고 바닥 찌꺼기들은 수레에 쓸어 담아

거름더미에 붓고 비닐로 덮어 주었다.


저도 어머니와 함께 앞으로도 주욱 점심 한 끼 자연식 해보고 싶어요.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상황이 실천하기는 쉽지가 않아 마음 한편에 '점심 한 끼만' 저장해 두었었다.

어머니께서 점심 한 끼만 하고 저녁은 알아서들 하라는데에 나도 끼어들었다.


매일 점심과 저녁 변화를 줘서 하는 일이 하루 중 가장 힘들다.

특히 저녁준비를 늦게 들어와 서둘러해야 되는 일이 자주 생긴다.

더운 여름날에도 혼자 샤워를 못하고 시간에 쫓겨 음식준비를 해야 할 때가 있다.

그게 끝이 아니고 치우고 설거지도 해두어야 하며 씻고 자기까지 하다 보면

내 삶을 바꿀 수 있는 시간과 공력이 다 소모되 다음날을 급하게 만나게 되곤 했다.


치킨에 맥주 맛있는 저녁으로 아버지와 동생이 유혹했지만 넘어가지 않았다.

처음 강하게 내 의견을 주장하는 게 중요하기에 내 뜻을 밀고 나갔다.

동생이 찍힌 감자와 계란을 이용 팽이버섯과 양파를 곁들인 알리오올리오 변형파스타를

만들어 아버지와 복분자주와 맥주로 맛있게 드시며 자꾸 먹어보라 했지만 거부했다.


어머니와 나는 점심 자연식 한 팀이 되었다.

활동량이 많은 성장기 젊은이는 한 끼 식사로 부족할 수 있는데

40대부터는 다르다. 먹은걸 잘 소화시킬 수 있는 지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현미잡곡밥 자연식은 각종야채와 해산물 안식된장 된장국.. 영양가가 풍부하고 건강한 포만감이 오래간다.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내 하루를 돌아보면 가장 아까운 시간이 웹툰에 빠져있는 때 이다.

카카오/네이버에 날마다 보는 웹툰이 많다.

너무 재미있어 오늘만 보고 끊어야지 하다 급한 일이 닥치면 부랴부랴 하느라 정신없게 만든다.

(포클레인, 지게차 필기시험 임박해 고생함)

그 몰입을 색연필화 입문과 당장 다가올 8월 포클레인 실기시험에 옮겨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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