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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바다 Jul 13. 2024

지금 이대로 행복하길 바라며

in Pai

바람 따라 구름 따라 물 흘러가듯이 지금의 여행을 지속하고 있다.

눈을 뜨면 각종 영상에 지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침대를 박차고 나간다. 그러고 화장실 다녀온 후 바로 카페테리아나 카페로 직행!

어제는 그렇게 2시간 내리 책을 읽었고 지금은 숙소 로비나 호텔 카페가 아닌 근처의 카페에서 한국에서의 한달살이를 위한 준비 및 각종 발전 모임들 찾기 그리고 글쓰기 등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커피를 끊은 지 어느덧 2개월째. 고소한 커피 향에 매료되지만 나는 그 유혹들을 뿌리치고 달달한 핫초코나 스무디 등을 시킨다. 나의 카페인 중독을 공황장애가 끊어줬다.

약 2개월 전, 베트남 나트랑에서 점심 식사를 하다 죽을 듯이, 가슴이 무너지듯이, 세상이 무너질 듯이 정신이 혼미했다. 죽을 것 같았다. 아니 죽고 싶었다. 나의 각종 충동들과 모든 부정적인 것들이 한 번에 몰려오는 것 같았다. 호텔은 약 7~10층 정도였고 창문을 열면 바로 떨어질 것 같았다. 아니 내 안의 또 다른 자아가 나를 그곳으로 몰고 가 생을 마감할 것 같았다. 그래서 바로 호텔 밖으로 나가 무작정 걸었다. 골목들과 해변을...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그러고 한국에 돌아가 신경정신과 상담을 받고 약도 처방받았다. 다행히 약은 딱 한번 먹고 안 먹었으며 자연 치유가 된 듯하다. (오로지 음주를 위해... 여행에서 술이 빠지면 무슨 재미인가!) 덕분에 한 층 발전한 것 같다. 더 이상 바쁘게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그저 즐기자로 여행의 취지와 방향을 바꿀 수 있었고 매일 3~5잔씩 마시는 커피, 카페인 중독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의사는 술도 끊어야 한다던데 그것만은 용납할 수 없었다. 나 홀로 장기여행에 술이 없다니.. 트로피컬한 더위에 시원한 맥주 한 잔은 필수! 맥주는 보리음료로 간주하자!


베트남 호치민에서 시작한 여행은 베트남 남부에서 북부까지 천천히 훑고 국경버스를 타고 라오스까지 온 후(이 경로는 최악이었으나 다시 못한 소중한 기억, 추억으로 다가온다) 태국 국경지대를 거쳐 방콕, 치앙마이, 그리고 현재의 빠이까지 왔다. 천천히 느리게 그리고 좋은 곳들은 눌러앉아 일주일, 이주일을 지내니 참으로 힐링된다. 지금의 기분 느낌 그대로 앞으로도 잘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다. 

그렇게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 말고 천천히 느리게 쉬어가며 업무들을 하자. 지금 아주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참 잘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다. 

퇴사 그리고 한 달간 집에서의 무직살이, 고향에서의 한달살이(약한 달반?) 그리고 서울살이, 베트남살이, 호이안살이, 여행, 라오스살이, 태국 여행, 치앙마이, 빠이 살이까지. 역마살 제대로 발휘 중이다. 

사주를 믿는 편은 아니지만 불안으로 인해 사주를 봤고 잘 맞아 깜짝 놀랐다. 그중 언급된 것은 나의 역마살. 직종도 무역 또는 여행업이 잘 맞은 것이라 하셨다. 나의 이러한 삶이 경제적 수입 창출로 이어지길 바라는 것은 나의 욕심일까.

지금의 쉼이 행복한 나로 이끈다는 확신으로 오늘도 활기차게 빠이 생활을 시작해 보자!


아주 잘하고 있고 그래서 내가 참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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