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넛 나무는 열대나라의 상징이다. 5층 빌딩 높이로 쭉 뻗은 나무와 마치 부챗살처럼 흐드러지게 펼쳐진 나뭇잎은 열대의 정취를 느끼게 해 준다. 우리 집 정원에 심어놓은 작은 골드코코넛 묘목에서 노란 황금빛 열매가 달리기 시작했다. 더운 날 하나 따서 안에 든 물을 마시면 마치 이온음료처럼 갈증이 시원하게 날아가 버린다.
올해 우리 집 정원에 있는 골드코코넛 나무에 황금빛 열매가 주렁주렁 달렸다. 묘목을 사다 심은지 약 5년 만에 드디어 열매를 맺기 시작한 것이다. 오늘은 제법 크게 자란 것을 몇 개 따서 잘라보았는데 하나하나마다 물이 가득 들어있었다. 맛은 약간 밍밍한 게 천연 포카리스웨트의 맛이다. 4개를 잘랐더니 텀블러 한통이 꽉 찼다.
자르고 남은 열매 안에 있는 하얀 과육은 말려서 간식으로 먹기도 하는데 그냥 생으로 초고추장을 찍어먹으면 신기하게도 오징어회 맛이 난다. 그리고 껍질은 잘 말려서 불을 피울 때 숯 대용으로 쓰기도 한다. 화력이 좋고 오래가기 때문에 야외에서 바비큐를 해 먹을 때 아주 좋다.
필리핀 도로를 차를 몰고 가다 보면 길가에 있는 조그마한 스토어에서 야자열매를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팔기도 하며, 스테인리스 통을 놓고 부코주스를 팔기도 하는데 그날 갓 따온 신선한 코코넛 열매를 잘라 과즙을 넣고 얼음을 띄워서 주스로 만든 것이다.
비닐봉지에 빨대를 끼워 사면 한봉에 10페소(원화로 250원)이고 플라스틱 컵에 담아 사면 20페소(500원)를 받는다. 갈증이 날 때 부담 없이 한 봉지 사서 꿀꺽꿀꺽 마시면 가슴속이 금방 시원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