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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고야 Nov 28. 2024

따뜻한 남쪽 청정바다가 있는 남해여행

거제도 정말 어~~~ㅁ 청 멀다


이번에는 오랫동안 별러왔던 우리나라의 가장 남쪽 끝 남해지역을 돌아보고 왔다. 남해에서도 '거제'와 '통영'을 꼭 가보고 싶었다. 춘천에서 자동차로 5시간을 달려 거제도에 도착했는데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이라서 그런지 정말 컸다. 오후 4시쯤 도착하여 첫날은 계도항에서 낚시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둘째 날은 장승포항에서 유람선을 타고 '해금강'을 둘러보고 아름다운 섬 '외도'를 관광하고는 바로 통영으로 이동하였다. 다음날 아침에는 거제 '바람의 언덕'에서 바람을 시원하게 맞고 오후에는 다시 통영으로 돌아와 '동피랑 벽화거리' 보고 나서 남은 시간 동안 통영항에서 낚시를 실컷 즐겼다. 이번 남해여행은 낚시와 관광을 모두 즐긴 아주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이번 남해여행은 우리 부부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올해 한국에 들어와 약 7개월간 모텔 청소일을 열심히 하고 다시 필리핀에 돌아가기 전에 우리 자신에게 주는 보상의 의미가 있는 여행인 것이다.


끝도 없이 쭉 뻗은 고속도로를  달리고 달려 첫 번째 목적지인 거제 계도체험마을에 도착하자마자 낚시장비를 챙겨 들고 방파제 데크로 가서 찌낚시를 시작하여 자리돔과 쏨뱅이 몇 마리를 낚아 올렸다. 한두 시간 하다 보니 날이 금방 컴컴해져서 거제의 명물인 멸치쌈밥을 맛있게 먹고는 숙소로 이동하여 하루의 피로를 풀었다.


[거제 계도 어촌체험마을의 야경]
[거제의 명물 멸치쌈밥 정식과 배말칼국수 & 톳김밥]


둘째 날은 배말칼국수와 톳김밥으로 아침식사를 한 후 장승포항에서 외도행 유람선을 탔다. 아침부터 바람이 많이 불어 파도가 일으킨 너울에 선체가 이리저리 기우뚱거려 멀미가 걱정되었다. 예전에 속초 선상바다낚시에서 겪었던 악몽이 떠올라 무척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멀쩡히 살아남았다. 약 30분 정도 파도를 헤치고 달려서 바다의 금강산으로 알려져 있고 멋진 바위산으로 유명한 해금강을 돌아보고는 외도 보타니아로 향했다.


[바다의 금강산 해금강의 웅장한 모습]


외도는 원래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무인도였는데 몇십 년째 대를 이어 다듬고 가꾸어 아름다운 꽃과 나무의 정원이 있는 섬으로 가꾸어 놓았다. 약 2시간 반 동안 언덕을 오르내리며 감탄이 절로 나는 풍경을 감상하였다. 우리가 죽기 전에 이 먼 거리를 다시는 오지 못할 것 같은 슬픈 생각에 모든 풍경들을 하나하나 마음 깊숙이 새겨 넣었다. 다시 거제로 돌아와서는 우리의 다음 목적지인 통영으로 이동하였다.


[섬 전체가 정원인 외도의 아름다운 모습]


통영에서는 가마솥 굴밥 맛집에서 저녁을 맛있게 먹고 숙소에 체크인한 후 밤거리를 산책하러 나왔는데 통영해안로를 따라 잘 조성된 데크가 딱 낚시하기 좋아 보였다. 근데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낚시하는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아 혹시 여기가 낚시 금지구역인가 싶어 지나가는 행인을 붙잡고 물어보니 요즘  날씨가 추워서 낚시하는 사람이 없다고 하였다.


그러면 낚시가 가능하다는 것이니 바로 숙소로 가서 낚시장비를 챙겨 와 낚시를 하였는데 원투낚시에 큼지막한 바닷장어가 달려 올라왔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묵직한 손맛에 짜릿한 전율이 일었다. 장어는 워낙 힘이 좋고 점액질 때문에 미끌미끌하여 손질하기가 정말 힘들다. 구워 먹거나 매운탕으로 끓여 먹으면 진짜 맛있는데 아깝지만 주위에 낚시하던 현지인에게 주어버렸다. 바람이 많이 불어 추운 날씨에도 밤 10시까지 즐겁게 낚시를 하였다.


[통영의 시그니처 메뉴인 가마솥 굴밥]
[통영항 해안로 데크에서 밤낚시로 잡은 바다장어]


다음 날은 밤새 비가 내리더니 강풍이 부는 날씨에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숙소에서 제공하는 간편 조식을 먹고는 거제에 있는 '바람의 언덕'을 가보기로 하였다. 여기 시내에도 이렇게 바람이 많이 부는데 '바람의 언덕'에 가면 얼마나 많이 불까 살짝 기대(?)를 하고 갔는데 우리는 거제 '바람의 언덕'에서 바람을 정말 제대로 맞고 왔다 ㅎㅎ


[바람의 언덕과 멍게비빔밥]


심으로 멍게비빔밥을 맛있게 먹고는 다시 통영으로 돌아와 벽화거리로 유명한 '동피랑'이란 곳을 가보았다. 동피랑은 동쪽 비탈이란 뜻으로 마을 주민들이 직접 그린 벽화들이 거리마다 눈에 띄는데 그 정성과 실력들이 놀라웠다. 이는 통영시에서 공원 조성 목적으로 마을을 철거하려고 하자 공공미술을 통한 마을 살리기 사업으로 시작되었다고 하며, 지금은 마을 곳곳에 그려진 그림들과 강구안 바다풍경이 잘 어우러져 많은 사람들이 찾는 통영의 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통영의 동피랑 벽화마을]


이후에는 특별한 스케줄이 없어서 어젯밤에 낚시를 했던 통영항 해안로에서 계속 낚시를 하였다.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눈•코 •입을 모두 막는 중무장을 하고 낚시를 하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우리 모습을 보면 미쳤다고 할 것 같았다. 그래도 간혹 이어지는 입질에 약 40cn의 커다란 양태 한 마리와 자리돔, 감성돔, 열기, 망둥어 등 다양한 어종의 물고기가 잡혀 올라왔다. 밤이 되면서 바람이 더 세게 불고 너무 추워져서 아쉬움을 남긴 채 숙소로 돌아왔다.

[통영에서 잡은 물고기를 손질하여 맛있게 구워먹었다]


다음날은 춘천으로 돌아가는 날인데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가 심상찮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첫눈이 내린다는데 대설주의보가 함께 내려졌다. 세상에 첫눈이 대설이라니~


전라도와 경상도를 지날 때까지는 파란 하늘에 햇살도 쨍쨍 비추었는데 충청도를 지나자 갑자기 날씨가 돌변하더니 강원도로 접어들자 폭설이 내리기 시작하였다.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하여 완전 겨울의 한가운데에 있는 기분이 들었다.


[갑작스런 폭설로 인해 하얗게 변해버린 도로]


다행스럽게도 아직 도로가 얼어붙지 않아서 주행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이 춘천에 도착하였다.

이렇게 우리의 남해여행은 다이내믹하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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