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막. 내 이름은 나딘


안녕, 내 이름은 나딘. 오늘은 11월 19일 월요일 아침 6시. 겨울이 오고 있나 봐. 아직 밖이 어둑어둑해. 난 진달래 아파트에서 막 빠져나와 차가운 새벽 공기를 가르며 학교로 향하고 있어. 차가운 공기가 뺨에 닿는 느낌이 나쁘지 않아. 할 일이 있거든.

"여러분, 흰 티셔츠에 흰 바지 모두 입고 왔지요? 여기에 준비된 공단 띠를 허리에 두르고 선생님에게 오세요. 차례대로 무대 화장 합시다.’ 우리 반 우아해 선생님이 말했어."

선생님이 미리 잘라 놓으신 공단 끈들이 바닥에 놓여있었어. 고운 분홍색이야. 만져보니 아주 매끄러워. 나의 마음도 이 끈 같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띠처럼 이어진 그동안 한국에서의 시간들이 떠올랐어. 모든 순간들이 항상 매끈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이어져 왔어. 지금 이 순간은 그런 시간들을 잘 지나온 내 자신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기특한 내 자신을 향해 안쓰러운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번갈아 떠올라.

공단 끈 중 하나를 집어 들어 허리에 맸어. 오른쪽으로 긴 끈이 오게 묶었어.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제법 무용수 같아.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