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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여사 Mar 21. 2024

My Sandiego Life

  뭐 대단한 글을 쓰고자 시작한 것은 아니다. 내 나이 48세 (생일 안 지났으니 47세겠지?).

곧 50을 바라보는 이 시점에 새삼 글이라는 것을 써서 '나의 삶에 대한 기록을 남겨 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생겨, 그냥 시작했다. 이런 생각이 든 것 또한 나한테는 아주 신기한 일이다.  왜냐면, 난 글을 읽는 것은 좋아하고 또한 말하는 것은 좋아해도 뭔가 쓰는 것은 아주 싫어했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현재도 의무감 (이건 확실하게 아닌데 내 감정을 100% 표현해 줄 단어가 딱히 떠오르는 단어가 없다) 같은 것 때문에 하는 것이지 좋아서, 잘해서 하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니 이 글에 대해서 잘 썼니 어쨌니 평가들은 하지 않길 바란다.  


 나는 2022년 12월 말, 한국에서 미국 샌디에이고로 신랑 연수 따라 해외이사라는 것을 처음 해보고 1년 4개월째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서 살고 있는 중이다. 미국 도착 전 난생처음 미국이라는 나라에 회사 출장 이외의 삶을 보낼 수 있다는 점에 엄청 설레었었다. 그러나, 처음의 설렘은 사라진 지 오래고 그냥 한국에서 살던 것하고 크게 차이 없이 '사람 사는 데는 다 똑같구나'하고 하면서 지내고는 있다. 단지, 가끔 '어어?' 하면서 당황스러웠던 점이나, '오!'하고 새롭게 알게 되는 것이나 정말 '아하 그럤구나!'라고 새삼 깨닫고 있는 것들이 생각보다 자주 생긴다. 그래서, 이러한 나의 당황스러움을 가장한 배움의 결과를 다른 사람과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쓰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이 뭐 굳이 필요 없다고 하면 어쩔 수 없고, 그럼 뭐, 나 혼자 보면 되니, 그냥 기록으로 남겨 보겠다. 


 나는 12살 남녀 쌍둥이 엄마 (2012년 생이니 한국에서는 초6의 나이다)이며, 외국계 기업 임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공기업을 다니는 착한 남편이 있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경상북도 영주라고 하는 일명 깡촌( 대학 때 중앙 동아리나 총학에서 영주로 농활을 많이 왔었다. ‘그 정도 촌은 아니에요!’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말해봐야…)에서 자라 서울로 유학온 케이스로, 뭐 대학 붙었을 때 동네에 플래카드가 붙지 않았냐라고 많은 사람들이 물어보았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그래도 인구가 10만이 겨우 되긴 해서, 시라고 불리는 곳에서 자랐다. 문화적인 혜택은 많지 않은 곳이었지만 자연과 함께 어울리면서, 오락실, 탁구장, 롤러스케이트 장, 그냥 운동장 등등 나름 놀거리는 충분해서 어린 시절 심심하진 않았다.  


 어쨌건 1999년 대학졸업과 함께 직장생활을 시작해 25년 정도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해왔다. 

누군가가 나의 직장생활 경력이 대해서 물어보면 정말 난 밤을 새워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에피소드들이 많다. 그러나 여기선 하지 않겠다. 누구에게나 직장은 전쟁터이니……25년 정도 직장경력이 있는 나름 커리어우먼이고, 25년 중 20년을 소위말하는 외국기업의 한국지사에서 일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지금 현재는 그 외국 기업의 본사에서 아시아 쪽 관련 일을 하고 있다. 물론, 곧 그만두겠지만 어예건, 힘든 직장생활을 25년째 이어온 끈질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또 물어본다. 원래 꿈이 뭐였냐고. 초등학교 때 뭣도 모르고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장래희망을 밝힌 적은 있는데, 사실 조금 머리가 큰 이후로는 할 말 하고 멋지게 No를 할 줄 아는 커리어우먼이 되는 것이 목표였는데, 뭐 나름 목표는 이룬 셈이다. 단지, No를 멋지게 윗사람한테 말하지 못할 뿐이다. (아주 예전에 TV commercial에 모두가 “Yes”할 때 “노”할 수 있는 당신…. 어쩌고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때 “정말 저럴 수 있음 멋있겠다”라고 아무 근거와 생각 없이 꽂혀서 인생의 좌우명처럼 되어 버렸다.) 


 남들과 마찬가지로 결혼, 임신 및 육아 등등으로 여러 번 경력 단절이 발생할 일들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정말 귀인이 나타나 도와주기도 했고, 운발이 터진 건지 다른 기회들을 시기적절하게 잡아서 직장생활을 연명해 올 수 있었다. 누군가는 내가 운이 좋았다고도 하고, 누군가는 스스로 운을 쌓았다고도 하는데, 나 스스로는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아서, 즉 인복이 많아서, 안될 일도 되었다고 믿는 사람 중 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 운들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 믿고 있다.  아님 뭐 어쩔 수 없다. 


 어쨌건 샌디에이고에 살면서 겪은 여러 가지 경험과 일화들을 바탕으로 나의 샌디에이고 현실 생활 이야기를 써 나가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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