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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 Jul 17. 2024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는 사람

자영업자의 다른 말  

장마가 시작되었다. 오늘 같이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에는 우산 및 비옷을 메인에 배치한다. 미리부터 일기 예보를 보고 전날부터 배치했어야 했지만 괜찮다. 누구에게는 우산이 이미 있어서 필요치 않았을 수도 있고, 타이밍 좋게 필요했던 사람이 들어와서 보고 살 수도 있다. 어떤 것이 좋았을지는 알 수 없다. 그것이 인생이며, 인터넷 쇼핑몰이다.


매출이 바로 눈에 보이는 쇼핑몰을 운영하다 보면 그날의 매출에 기분이 좌우된다. 쇼츠나 인스타그램의 어떤 재밌는 영상보다도 빠른 시간에 많은 도파민을 생성하는 것은 바로 매출이 아닐까. 반면에 매출이 평소보다 낮으면 어깨가 무겁게 내려앉고, 내가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 시작하며, 갑자기 글을 쓰고 싶어 진다. 성공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일희일비하지 하지 말라고 하는데 그것이 가장 쉽지 않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오늘의 운세를 들여다보는 것은 아마도 그것에라도 의지해야 불확실한 미래를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리라.


여름 시즌이 중반 이후로 들어서며 오프라인 의류 매장에 세일하는 폭이 커졌다. 인터넷 쇼핑몰도 역시 재고를 소진해야 할 때다. 재고를 최대한 소진해야 올 상반기에 열심히 일한 것들이 무색하지 않게 된다. 재고를 처리하는 것은 다음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서이기도 한데, 세일 시기도 잘 생각해야 한다. 너무 자주, 빠르게 세일을 하게 되면 사람들이 정상가의 제품을 구매하지 않기 때문이다. 8월에는 휴가도 있으니 이를 고려해서 세일 시기를 정해야 비수기를 잘 버틸 수 있다.


그렇다면 오늘의 할 일: 일희일비하지 않고 나의 할 일을 하는 것. 예정된 다섯 개 이상의 업데이트를 하고, 지연되고 있는 주문 건이 있는지 확인하고, 구매자에게 보내야 할 물건들을 온전히 다 보내는 것. 오전의 매출이 적다고 해서 축 늘어진 채로 있으면 그렇게 하루가 끝날 수밖에 없지만, 과업을 차분히 완수하다 보면 분명히 처음보다 나은 숫자로 하루를 마치게 된다. 16년 동안 느리게라도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던 힘은 꾸준함에 있었다. 조금씩, 천천히, 차근차근, 꾸준히.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는 사람, 자영업자라면 응당 마음에 새기고 살아야 할 정체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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