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과 바다'라는 영화가 있다. '노인과 바다'를 연상시키는 제목의 영화는 영국 해협을 수영해서 건넌 최초의 여인 트루디 에덜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중반이 지나 체력이 소진되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트루디. 그녀의 고투를 배에서 지켜보던 언니가 바다로 뛰어들면서 아버지에게 말한다.
"트루디는 늘 이기는 것을 좋아했어요."
언니에게 자극을 받은 트루디는 조금씩 속도를 내고, 원하던 영국 해협 횡단에 성공한다. 주변의 여러 도움이 있었지만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은 언니였다. 이기고 싶은 마음. 그만큼 커다란 동력이 있을까?
영화 '여인과 바다'
자영업을 하다 보면 같은 곳을 향해 달리는 여러 경쟁자들을 만난다. 엎치락뒤치락하며 트랙을 달리다 보면 그중 몇은 사라지고 없다. 다행인가 싶다가도 안도할 새 없이 새로운 경쟁자는 등장한다. 가격 경쟁, 서비스 경쟁에 심신이 지치고, 때로는 쉼을 포기하고 일을 하게 만든다.
초반에는 경쟁자들을 미워했다. 열심히 제품을 업데이트하면 그것을 보고 똑같은 제품을 사입한 뒤에 가격을 약간 낮춰 판매하는 행태가 눈에 보였다.'저렇게 밖에 할 수 없나?' 분노가 차올랐지만 어쩌겠는가.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그대로 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 타 업체를 매일 들여다보고먼저 올렸던 제품 가격을 똑같이 낮게 수정하기를 반복했다. 간절하게 이기고 싶은 마음 끝에 이런 생각에 다다랐다.
'누구도 따라 하지 못할 제품을 팔자'
경쟁자들 덕분에 지치는 것도 모르면서 일했고사이트의 색깔을 고유하게 만들어갈 수 있었다. 나를 따라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내가 잘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욕망의 크기는 꿈의 크기이고나보다 잘하는 사람을 따라 하고 싶은 것은 본능인 것처럼 말이다.
나는 여전히 경쟁 업체를 들여다보지만 전처럼 동요하지 않는다. 마음 졸이며 누군가를 견제하는 것 대신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더 열심히 일했는지 진심으로 임했는지가 중요하다. 그에 더해 경쟁자를 끌어내리기보다 상생하고 싶은 마음으로 일한다. 나도 누군가에게 좋은 경쟁자가 되고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