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뒤를 돌아보아야 하는 이유
지난달 실적으로 나는 어땠나를 들여다보면 "열심히 하지 말고 잘하자!"라는 말이 생각난다. 오늘의 글은 경주마처럼 일은 성실하게 하지만 그만큼의 성과가 나지 않는 자영이(=자영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글.
가을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9월은 의류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바쁜 달이다. 더군다나 올 가을의 트렌드가 '보헤미안 시크'라고 했던가. 관심 있는 것만 눈에 보인다고 트렌드를 예측하는 기사에 '보헤미안'이라는 단어만 들어가면 보헤미안 의류를 판매하는 나의 뇌 속에서 도파민이 폭죽처럼 팡팡 분출되는 기분이다. 나를 열심히 일하게 만드는 것들을 생활 속에서 찾아내는 재미와 함께, 시들했던 8월에 비해서 매출이 상승하는 것을 보며 열심히도 살았던 9월이었다.
그런데 막상 손에 남는 것(=월급)이 전달보다 많지 않았다. 왜 그럴까? 의문을 갖고 한 달 동안의 매출과 매입을 분석해 보니 매출액과 매입액이 비슷했다. 벌어들인 돈으로 재투자를 했기 때문에 남는 것이 없었다. 재고량을 보니 꽤 된다. 이럴 때는 재투자를 해서 새로운 제품을 사들이기보다 전에 매입한 제품들을 어떻게 해서든 재고로 남기지 않는 것이 물건을 잘 파는 사람이다.
나에게 나만큼 관심이 있는 사람은 없다. 마찬가지로 내가 파는 물건에 나만큼 관심이 있는 사람도 없다. 인터넷 쇼핑몰을 하는 자영이라면 자신이 사이트를 들여다보는 만큼 다른 사람들도 들여다보겠지 라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마음이 조급해질 수도 있는데 그런 마음을 내려놓아도 된다. 네이버 쇼핑 검색에서도 첫 번째 페이지에서 구매 결정이 나는 경우가 50% 이상이라고 한다. 그만큼 두세 번째 페이지에 사람들이 관심을 덜 기울인다는 뜻일 터, 전에 올렸던 제품들을 사람들이 보지 못했을 수도 있으니 새로운 제품을 업데이트하기보다 지난 제품들을 눈에 띄게 재배치하는 것이 재고를 남기지 않고 물건을 잘 파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경주마처럼 앞만 보지 않고, 시시 때때로 내가 남긴 흔적을 뒤돌아 보는 것. 자영업자에게는 시대 예보만큼이나 중요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