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한 곳에 있기가 힘든 날입니다. 요구와 요구가 첨예하게 부딪치는 상황은 중재하기 어렵습니다. 자신이 본 것 만을 가지고 상대방을 추궁하니 서로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자신이 가진 정보가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존경하는 선배님 중에 ‘중재하려 하지 말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당시에는 무책임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는 의미를 알 것 같습니다. 양쪽 모두에 공평한 중재는 없고, 한쪽이 손해를 감수해야 중재가 가능함을 압니다. 중재는 옳은 자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손해를 감수하지 않으려는 자의 손을 들어주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제 안에도 손해를 감수하지 않으려는 선에서 중재하려는 마음이 있습니다. ‘사필규정’이나 ‘공평’이 아니라 내게 손해가 덜 가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경우도 많습니다.
양쪽을 자신의 잣대로 평가하고 나의 피해가 적은 쪽(나의 이익이 큰 쪽)으로 가닥을 잡지 않아야 합니다. 중재는 양쪽의 입장에서 그들의 아픔에 집중하고 그들의 요구가 서로에게 칼날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입장과 입장이 부딪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대치 상황에서 한쪽의 깃발을 들어야 끝날 것 같은 상황에서 마음을 안정시키고 지혜를 모으려 최선을 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