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을 보내고, 25년을 맞이하며
계엄령으로 뒤숭숭하고 여객기 참사로 힘겨운 연말을 보냈지만, 2025년에는 더 이상 슬픔과 눈물이 없었으면 합니다. 유가족들에게 위로가 있기를 빕니다.
개인적으로 2024년에는 도전하고 시작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우선 교회를 창립했습니다. 땅콩이와 아내와 시작하려 했던 예배는 몇 분이 더 모이면서 제법 꾸준히 모이는 커뮤니티가 되었습니다. 서로서로 음식을 가져와 나눠 먹다 보니 더욱 빨리 가까워진 느낌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원래 교회(敎會)가 ‘가르침’에 가까웠다면, 우리 커뮤니티는 교회(交會)로 ‘나눔’의 정체성에 가까웠다고 감히 자평해 봅니다. 이왕에 좀 더 덧붙이자면, 계몽하고 교육하는 ‘모던적’ 성격과는 거리가 먼, ‘포스트모던적’ 커뮤니티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예배하는 교회이다 보니 더더욱 그렇게 말해도 되겠죠?! 2025년에는 좀 더 사회에서 확장된 ‘나눔’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2024년에는 청년기관에서 창업 교육을 받는 예비창업가가 되었습니다. 아마 2025년에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사업자 등록은 할 듯합니다. 저는 ‘삶의 자리’(Sitz im Leben)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땅콩이와 살면서 배우고 이해하게 된 비인간 동물들의 세상은 우리 가족이 정초한 자리가 되었습니다. 또한 3년차 제주도민으로서 제주의 관광산업 이면에 숨겨진, 사람의 무늬(人文)가 아로새겨진 문화와 자연을 감질맛나게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인위적이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에 관심이 갑니다. 그런 원초적인 아름다움이야말로 질리지 않는 탐미성에 가깝다는 걸 조금씩 느낍니다. 반려동물과 제주의 자원을 이용해 창업을 하려는 까닭입니다.
뱀띠인 제겐, 2025년은 12간지가 3번이나 회전한 해기도 합니다. 이제는 청년 타이틀도 점점 모호해지는 나이대이기 때문에 그전에 청년 엑시트 전략을 잘 짜야겠습니다. 새해에는 우리 사회가 보다 상식적이고 믿음직스럽고 안전해지길 빕니다. Happy new 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