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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사업 마감을 앞두고 듣는 아랑후에스의 밤

by 후추 Feb 2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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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지원사업 신청서를 작성하고 몇몇 분께 피드백을 받고 있습니다. 다음 금요일 16시로 신사업창업사관학교 신청은 마감됩니다. 지난 1년 동안 나름 최선을 다했고, 그에 따른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때까지 수정을 거듭해야겠지만, 어느 정도 마무리한 덕분에 며칠은 도리어 한숨 돌릴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 밤엔 이메일을 보내고 나서는 청승맞게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로드리고, 아랑후에스 기타 협주곡인데 2악장의 ‘Adagio 매우 느리게’를 들으니 어린 시절이 떠오릅니다. 토요일 늦은 밤, <토요명화>의 오프닝 음악은 어딘지 모르게 슬프고 아득한 느낌이었습니다. 이 곡을 들을 때쯤엔 반쯤 감긴 눈으로 방에 들어가 이불을 덮고 누워야 할 것 같았는데요. 이 음악을 다시 들으니 왠지 눈물이 날 것만 같습니다.


  이 곡에 대해 찾아보니 작곡가 J. 로드리고는 아내와 함께한 아랑후에스에서의 여행을 추억하면서 첫 아이의 유산에 대한 슬픔을 곡에 표현했다고 하는데요. 클래식 기타와 오케스트라 간의 주고받는 선율이 슬픔을 승화시키기 위한 대화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곡과 함께 함께 어린 시절의 우리 집이 떠올라 슬펐던가 봅니다. 우리를 불쌍히 여겨 달라는 기도곡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Kyrie eleison.


https://youtu.be/Q7sjDB1KFpE?si=QFAxQG8THcO4VJ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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