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같은 밤
1993년 민중 록 밴드 ‘천지인’의 노래 ‘청계천 8가’, 운동권 출신 친구들이 모이면 특히 PD계열 친구들이 술자리에 모이면 어김없이 나오던 노래 중 하나가 바로 ‘청계천 8가’입니다. 락이라는 현대적 장르와 민중가요가 결합한, 교묘한 결합이 주는 맛이 괜찮습니다. 노래 마지막 가사는 마음을 때립니다. “칠흑 같은 밤 쓸쓸한 청계천 8가 산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비참한 우리 가난한 사랑을 위하여 끈질긴 우리의 삶을 위하여” 청계천 고가가 있던 시절, 고가 아래의 삶이 담겨 있습니다. 신호등의 색과 무관하게 분주히 도로를 다니는 사람들,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욕지거리를 날리던 리어카꾼, 옛날 앰프로 들려오던 맹인부부가수의 노래 그렇게 낮이 지나고, 슬럼화되는 저녁이면 푸념 섞인 소주잔 소리와 삶의 고통을 토해내는 또 다른 욕설과 토설이 그 시간을 채웁니다. 어쩌면 그 힘든 삶을 견뎌온 사람들의 힘이 서울이라는 도시의 진짜 힘일 겝니다. 저 우뚝 솟은 자본의 빌딩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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