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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입사 4년 차, 불안장애와 우울증에 걸렸다.1

1. 증상의 시작

2021년, 언제부터인지 심장이 불규칙하고 빠르게 뛰는 게 느껴졌다. 내 심장소리가 하루 24시간 내내 신경이 쓰였고, 가끔은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몸에 이상이 생겼구나 싶어 부정맥 검사를 간략히 했으나 멀쩡했다.


기가 힘들어서 남편에게 안겼다. 남편의 가슴에 기댔을 때 들리는 남편의 심장소리가 내 뺨과 귀를 두드리는데 갑자기 온몸이 긴장되며 손과 발에 땀이 났다.


예민했던 성격은 한층 더 날카로워졌다. 슬리는 소리, 냄새, 불빛,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 등.. 작은 것도 나를 자극. 숨이 잘 안 쉬어질 때도 아졌다.


호흡을 위해 창문을 열었다. 쉬기 위해 열었던 창문인데, 그냥 뛰어내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이 불편한 심장박동과 긴장감은 사라져서 내가 좀 쉴 수 있을 것 같았다.


뜬금없는 시간에 꽤나 자주, 지나간 모든 실수들이 파도처럼 밀려다. 인위적으로 수치심과 자책감이 만들어지고 쌓였다. 지어 먼 과거의 일까지 왜곡되고 편집되어 달라붙었다. 그럴 때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벽에 머리를 박았다. 제발 상한 생각들아 떠나가..


회사선 내 영혼과 몸이 분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누가 말해도 집중이 안 됐고, 가끔 이상한 대답을 할 때도 있었다. 차후에는 간단한 더하기 빼기조차 안 되는 느낌에 손지 떨렸다. 괴감이 들었다. 냥 다 놓고 도망치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업무 능률도 최하로 떨어졌다. 내가 하는 일에 자신감은 점점 떨어졌고 모든 것에 주눅이 들었다. 제삼자가 볼 내 모습이 너무 초라하고 별로일 것 같아서 두려웠다.


깊은 은 불가했다. 수면 중에도 긴장이 올라와서 새벽에 눈이 자꾸만 떠졌다. 눈을 뜰 때마다 심장이 요동치고 숨쉬기가 힘들었다. 쉬고 싶은데 대로 쉴 수조차 없었다. 끔은 목 졸리는 꿈을 꾸다 소리 지르며 깼고 가위도 자주 눌렸다.


그 와중에 맡은 업무와 회사 생각은 24시간 끊임없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불안함으로 손톱 거스러미는 뜯고 또 뜯었고, 나중엔 발 거스러미까지 뜯었다. 당시 내 손과 발은 모두 피투성이었다. 은 퀭해졌고 나는 동태눈으로 회사 집을 반복했다.


그렇다 나는 대기업 입사 4년 차에 드디어 불안장애와 우울증에 걸린 것이었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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