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curso de Arte의 결과는?
2024.10.30. (수)
오랜만에 도시 반대편에 있는 사무실로 출근했다. 사무실 아래층에서 근무하는 동료가 오늘 할로윈 코스튬 행사를 하는데 와서 심사 역할을 해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너무 회사도 안 오고 프로젝트도 시작 안 하고 있으니까 신경 써준 것 같아 고맙다. 그렇지만 역시 고요한 우리 층에서 스페인어 수업을 듣는 것이 오늘도 쉽지 않았다. 특히나 오늘은 장단점을 표현하는 것을 배웠는데 그 조용한 곳에서 더듬더듬 스페인어로 내 장점은 책임감이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정리를 좀 못한다는 것이고.. 이러고 있으려니 좀 부끄러웠다.
탕비실로 가는 길에 슈퍼바이저와 마주쳐서 면담을 하게 되었다. 계약서를 주고받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그럴 줄 알았어요, 그냥 제 스페인어 과제나 도와주시죠! 당신의.. 장점은.. 무엇? 단점은.. 무엇..? 하며 스페인어 인터뷰 과제를 위해 직속 상사의 단점을 물어보는 한국인이 되었다. 그렇지만 허허 웃으며 에스더 스페인어가 많이 늘었구나~해주시던 좋은 분. 요즘 코딩을 하고 있다고 화면을 보여주시는데 나는 여기 와서 프로젝트 시작을 너무 안 해서 코딩을 안 해 다 잊어버려 이제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하니 아자잣해 주셨다.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수업을 10분 정도 일찍 마치고 내려가 행사에 참여했다. 마지막까지도 꼭 오늘은 영어 쓰지 말고 스페인어로 대화하고 오렴!하던 선생님의 말을 받들어 스페인어로 대화했더니 모두들 아이고 에스더 잘한다! 잘한다! 해줬다. 할로윈 코스튬은 각 팀 별로 준비해 왔는데 검색 플랫폼, 백설공주, 그냥 무서운 것, 인사이드아웃, 마트 브랜드 등의 컨셉이 있었다. 다들 코스튬 말고도 짧은 대사들을 준비해 왔는데 특히 인사이드 아웃 팀이 준비해 온 연극을 보면서 와.. 스페인어 정말 잘한다~감탄이 나왔다. 그리고 피자를 먹으면서 다른 심사위원들과 어떤 팀을 선정할지 이야기했다.
만장일치로 인사이드 아웃 팀을 1위로 선정하고 앞으로 나가 결과를 발표하는데 갑자기 심사위원들이 한 명씩 돌아가면서 한 마디씩 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그러라 내 차례가 되어 yo también? 나도?? 하니까 영어로 해도 돼! 해서 정말.. 즐겁다.. 멋지다.. 한 뒤에 그래서 수상팀은 어디인가요! 두구두구 하다가 갑자기 나한테 발표하라고 한 것.. 분명 방금 피자 먹으면서 내가 인사이드아웃은 스페인어로 어떻게 말하는지 물어봤는데 고 사이에 단어를 까먹어버린 것.. 그래서 멋없게도 눈알만 굴리다.. 이.. 인.. 사이드 아웃!!! 해버린 것.. 나중에 자리로 돌아와 찾아보니 Intensamente라고 한다. 아 어렵잖아요~
그리고 어쩌다 보니 오늘 지난 9월 제출했던 Concurso de Arte의 수상작들을 발표하는 행사를 했다. 당당히 현장 참석으로 신청해 제출했는데 생각해 보니 중남미+미국 임직원 대상이었으니 당연히 미국 본사에서 진행되는 행사였다. 화상으로 지켜보는데 아쉽게도 수상은 하지 못하였다. 그렇지만 건너편에 앉아있는 동료의 아이가 그린 그림이 수상작에 올랐다. ~어디에 있나요? 하는데 동료가 여기요! 코스타리카에 있습니다! 했다. 가장 많은 작품을 제출한 나라도 수상했는데 특이하게도 옆 나라 파나마였다. 당연히 좀 더 큰 나라에서 받을 줄 알았는데 파나마 country office 분위기가 좋나 보다. 파나마에 파견되어 있는 한국인 동료분 이야기만 들어도 그런 것 같다.
출근하면 사무실에서 하루 알차게 보내는 것까지는 좋은데 역시 집까지 오는 길이 정말 어지럽다. 막히지 않는 시간에 우버 타면 한 15분이면 오는데 오늘도 역시나 한 시간 하고도 반이 더 걸렸다. 5시에 회사에서 출발해서 오늘 저녁 7시에 헬스장에 도착해 그룹 수업을 듣는 게 목표였는데 마지막에 버스가 너무 막혀 도저히 집에 들러 운동화를 챙겨 나올 시간이 안될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중간에 내려서 집까지 달려서 신발만 챙겨서 또 헬스장까지 달려왔다.
그렇게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손 하나 까딱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던 중 교수님께서 며칠 전 작성했던 나의 메일에 회신을 주셨다. 11월 1일 대학원 홈커밍 데이 때 동기 언니오빠들이 대부분 참석한다길래 나만 없으면 교수님께서 의아해하실 것 같아 뒤늦게 이직 소식과 함께 출국 소식을 전해드렸는데 결국 언니 오빠 아무도 안 간 엔딩.. 답장을 받고 나서야 내가 마치 영영 한국을 떠난 것 같이 메일을 작성해 전달드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곧 갑니다, 교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