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사쓰는 육아대디 Jun 10. 2024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잠든 아이의 모습

회사에서 회식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아내가 전화를 걸어서 아이와 아주 잠깐 통화를 했습니다.


"아빠, 언제와?"


이제 출발했으니 조금만 기다리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기대했던 답변이 아니였는지 뚝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서운한 마음과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집에 들어오니 아내와 아이가 함께 잠들어있습니다. 아침 일찍 나가느라 아이의 얼굴을 보지 못한 채 인사 한마디 못하고 출근을 했는데 회식을 마치고 돌아오니 아이는 또다시 잠들어있습니다.


오늘 하루 종일 아이의 목소리를 들은 것은 딱 저 언제오냐는 한마디가 전부였습니다. 저 작고 소중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회사 일을 지금 당장 멈출 수가 없습니다. 아이에게 떳떳한 아빠가 되려면 잠을 줄여서라도 저 개인을 성장시켜야하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마음이 무거울까요.


저 아이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편안하고 안락한 삶에서 조금 더 저를 성장시키고자 다른 단계로 나아갔지만 한편으론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아이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을 줄였을까요. 


나중에 돌이켜보면 이 후회의 순간이 오히려 감사하다고 느껴질 때가 올까요. 제가 한 지금의 선택이 아이에게 더 나은 삶과 더 나은 자부심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요. 


매사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순간들이어야하지만 오늘은 참 후회가 되는 그런 날인 것 같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는 아이를 보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