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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니왕 Sep 16. 2024

성스러운 사랑 19화

1-19화 성숙미

 “가자.”

 철수는 신이 났다.

 “민호 행님한테 연락해 놨다. 근데 좀 어른스럽게 하고 오라던데 물어보면 대학교 1학년이라 하고 입을 맞춰놔라 하는데?”

 “그래. 입을 나중에 버스에서 맞추고, 근데 우리 쥐똥이 어쩌노? 중학생 같은데.. 하하하”

 “좋겠다. 새끼들아! 늙어 보여서!”

 나는 마산을 택한다.

 영희한테 집에 일이 있다고 다음에 보자고 했다     


 “여기 맞네 ‘크리스탈’ 우와”

 “야! 강철수!”

 멀리서 민호 행님이 부른다.

 우리는 뛰어가서 인사한다.

 “행님아~~ 이야 멋있어졌는데.”

 “아! 이 새끼들 누가 부산 고삐리 아니라고 할까 봐, 옷 입은 꼬라지 봐라.”

 “왜? 대학생 안 같나?”

 “지랄~내가 오늘 특별히 부장님한테 말해 놨다. 동생들 온다고, 그러니깐 조용하게 술 먹고 놀아라. 따라온나.”

 우리는 조르르 뒷문으로 들어간다.

 특별한 놈들이 된 기분 같아서 어깨에 힘이 억수로 들어간다.

 우리는 구석진 방으로 들어간다.

 “이야~죽이네!”

 “술은 일단 맥주 좀 먹고 있어라. 행님이 부킹 시켜 줄 때 양주 갖다 줄게. 그라고 부킹 하면 대학생이라 캐라.”

 “넵! 알겠습니다.”

 내가 봐도 고삐리 같다.


 맥주 좀 마시고 있으니 민호 행님이 이쁜 누나 3명을 데리고 들어온다.

 누가 봐도 누나 같다.

 “자자! 여기 앉으시면 됩니다.”

 “야! 장동건이! 꼬마들인데? 애기네?”

 민호 행님이 ‘장동건’ 이름표를 달고 있는 거를 그때 안다.

 “아이 그래도 20살입니다. 저 학교 후배들입니다.”

 우리가 20살이고 후배면 장동건은 21살이다.

 “그래! 일단 앉자.”

 근데 이 미친놈의 심장이 두근두근 뛴다.

 쥐똥이는 딸꾹질도 한다.

 “너희들 말 안 할 테니 솔직히 말해라. 고삐리제?”

 “네!”

 우리의 순진한 쥐똥이 아주 큰 소리로 대답한다.

 ‘미친놈’ 우리는 동시에 째려본다.

 “하하 그래 솔직하고 착하네. 누나들이 맥주 한 잔 줄게 받아봐라.”

 “네!”

 쥐똥이는 그걸 또 두 손으로 공손히 받는다.

 할 말이 없다.

 “근데 내가 보니깐 우리랑 나이 차이 별로 안 나 보이는데? 몇 살인데.... 요?”

 나는 소심하게 끝에 ‘요’ 자를 붙인다.

 “하하 우리가 그렇게 어려 보이나? 칭찬이제? 재밌네. 자! 한잔해라.”

 나도 모르겠다.

 그냥 마신다.


 그렇게 맥주 몇 잔 마시고 어설픈 농담 몇 마디 나누고 10분쯤 지났다.

 “아가들아 엄마 쭈쭈 좀 더 먹고 놀려와. 이 누나들은 이제 간다.”

 “그런 게 어디 있어요? 같이 먹어요?”

 우리의 쥐똥이는 아쉬운 듯 애원하듯 말한다.

 쥐똥이의 간절한 목소리는 듣지도 않고 나가 버린다.

 “아이 진짜 못됐네? 늙어가지고 우리 술만 묵어 뿌고 가뿐다. 우와 열받네! 한잔해라.”

 철수가 씨발씨발 거리며 잔을 든다.

 “그래도 진짜 이쁘던데 나는 너무 좋던데 아쉽다. 아이씨~”

 “쥐똥이 이 새끼는 연상하고 늙어 보이는 여자 억수로 좋아 하제?”

 철수의 말이 맞다.

 중1 때 말자 병원 갔다 오면서 쥐똥이 한 말이 기억난다.

 ‘말자가 엄마 같아서 좋다’라고 했다.

 “그래 새끼야 나는 연상이 좋다. 연상 좋아하는 게 죄가? 지는 그렇게 눈이 높아 미자 만나나?”

 “이 새끼가 뭐랬노? 여기서 미자가 왜 나오노. 그라고 미자가 어때서? 한판 할까? 아이씨 저 새끼가 시비를 거네?”

 “뭐라노? 새끼야 시비는 니가 걸었다 아이가?”

 “둘 다 그만해라.”

 병팔이가 쥐똥이를 앉히고 담배 한 대 피라 한다.

 쥐똥이는 담배 한 대를 물고 룸에서 나간다.

 “어디 가노? 술 취해서 어디 가노?”

 병팔이가 붙잡으려고 한다.

 “놔둬라 올 기다. 바람 쐬고 오겠지.”

 나는 철수를 진정시킨다.

 “왜 이라노? 기분 좋게 먹으려 와서 그라고 똥우 술 약한 거 모르나? 그냥 웃고 넘기지 싸우고 지랄이고!”

 “그놈이 미자를 건든다 아이가? 그라고 지가 지입으로 맨날 연상이 좋다 했다 아이가? 내가 틀린 말 했나?”

 “그래 맞다 맞다. 니 말이 다 맞다.”

 철수 놈도 좀 진정된 거 같다.

 “근데 철수야 기분 나쁘게 듣지 마라. 미자가 못생긴 것 맞다 아이가. 하하하”

 “하하하 맞다. 맞다.”

 “아! 너그들도 죽을래! 술이나 한잔해라.”


 ‘장동건’ 민호 행님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야 빨리 나와서 너그 친구 델꼬 가라.”

 “뭔 소리 인교? 누굴 델꼬가?”

 ‘쥐똥이가 사고 쳤구나.’ 나는 말을 하면서도 감이 왔다.

 “아이씨.”

 우리는 뛰어나간다.

 “아이잉~ 누나 왜 내가 마음에 안 들어요? 같이 먹어요. 딱 한 잔만 해요.”

 쥐똥이가 어떻게 찾았는지 스테이지 앞에 자리 잡고 있던 아까 그 누나들 테이블 앞에서 난리다.

 “아! 씨발 쪽팔려. 너그들이 델꼬 좀 온나.”

 “지랄 나는 안 쪽팔리나. 그냥 다 같이 끌고 나가자.”

 우리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를 입에 달고 쥐똥을 끌고 나이트를 나온다.

 끌려 나온 쥐똥이는 나이트 입구에 쭈그려 앉더니 뻗어버린다.

 “아! 어쩌노?”

 말을 그렇게 하면서 한 발씩 쥐똥이 주변에서 떨어진다.

 “야! 강철수!”

 민호 형님이다.

 “어이구 앞으로 이놈은 술 먹이지 마라. 자! 이거 행님 자취방키다. 저기 길 건너가면 마산슈퍼 있다. 그 집 뒷문 있거든 거기 부엌 방이다. 찾기 쉬울 거다. 행님 마치면 갈게 거기 있어라.”

 “형님아~고맙데이”

 철수가 오버한다. 당연히 재워줘야지 이왕이면 나이트 위에 있는 호텔 잡아줘야지.

 “누가 업을래? 가위바위보 하자.”

 “가위바위보.”

 철수가 걸렸다. 인과응보다.

 “여기 눕혀라. 철수야 고생했다.”

 “이 새끼 쪼끄마한 게 더럽게 무겁네. 나가자. 오던 길에 포장마차 보이던데?”

 “이야 이 새끼! 그 와중에 또 그게 보이더나?”

 우리는 귀하신 쥐똥님 덕분에 술도 다 깨고 여기까지 와서 포장마차를 간다.


 “뭐 먹을래?”

 “고갈비 하나랑 오뎅탕 하나 먹자.”

 “자~받아라. 한잔해라. 병팔이 니는 뻗으면 안 된다. 아무도 니는 못 업는다.”

 “알았다. 나는 쥐똥이 아니다.”

 잔을 친다.

 맛있다. 역시 술은 포장마차다.

 우리는 온갖 인상을 다 쓴다.

 그러면 좀 늙어 보일까 싶어서 인상을 쓰는 거다.

 “근데 철수야? 니는 미자가 왜 좋노?”

 “아! 이 새끼 또 미자 이야기 왜 꺼내노? 미자 보고 싶다. 미자랑 있으면 내가 억수로 대단한 놈처럼 느껴진다. 내가 모든 게 최고다고 해준다. 얼굴도 제일 잘생겼고, 제일 똑똑하고.”

 “그만해라. 술이나 쳐드세요.”


 “이모.. 안녕하세요.”

 옆에 여자 손님들이 들어온다.

 “어서 와라. 오늘도 닭발 줄까?”

 단골인가 보다.

 자리에 앉는가 싶더니 한 명이 내 쪽으로 온다.

 ‘누구지?’ 얼굴을 내 얼굴 바로 앞에까지 가져다 댄다.

 “맞네! 고삐리! 3명이라 아닌 줄 알았네! 꼬맹이 어디 갔소?”

 부킹 했던 누나들이다.

 근데 얼굴이 다르다.

 ‘이렇게 다른가?’ 조명빨이 무섭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근데 세 놈이 동시에 일어서서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자연스럽게 테이블을 합친다.

 “하하 이놈들! 이놈들 누나가 집에 가라 했지.”

 “이모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가 얌전히 먹이고 집에 보낼게요.”

 내 옆에 앉는 누나가 포장마차 주인 이모를 쳐다보며 말한다.

 “아기들아, 누나 술 한 잔 줘봐라.”

 “네! 여기 받으세요.”

 좀 전에 나이트에서 쥐똥이 하는 행동을 철수가 한다.

 미친다.

 “너그 고3이 이렇게 놀아도 되나?”

 “아! 방학이라, 다음 주부터 보충수업 들어가요. 그래서 못 놀아서 오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하하”

 그래도 고3으로 알고 있다.

 다행이다.

 그러면 진짜 한 두 살 차이밖에 안 난다고 생각할 거다.

 나는 점점 강하게 나간다.

 “한두 살 차이는 친구지..... 요?”

 “어쭈 한잔해라.”

 소주를 2병 정도 주고받으니 술이 취했는지 병팔이가 일어난다.

 취해서 못 있겠단다.

 “내가 같이 갔다 올게.”

 철수 놈이 병팔이를 부축해서 나간다.

 “아! 어린애들이 술이 왜 그리 약하노?”

 “제가 다 상대해 드리죠? 덤벼?”

 “어쭈~ 그래~ 마시자.”

 나는 그렇게 3명을 상대로 술잔을 짠 한다.

 “니 진짜 술 잘 먹네? 근데 니 남자답게 생겼다. 니 혼자 다니면 고삐리 인지 모르겠다.”

 “내가 좀 생겼지. 하하하”

 “늙어 보인다는 소리다.”

 

 머리가 깨질 것 같다.

 처음 겪는 고통이다.

 나는 눈을 뜬다.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다.

 ‘옷은 왜 다 벗고 있지.’ 생각한다.

 필름이 하나하나씩 끊겨서 생각이 난다.

 ‘아! 미친다.’ 키스도 하고 뭔가를 한 것 같은데 누구랑 했는지 얼굴이 생각이 안 난다. 꿈인가? 여기는 또 어떻게 왔는지 누구랑 있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방문이 열린다.

 “야! 일어났나?”

 “누구?”

 “누구? 이놈 봐라! 그렇게 따라오지 말라 했는데 따라와서 재워줬더니 누구?”

 “아! 누나 미안해요?”

 진짜 못 알아봤다.

 정말 얼굴이 다르다.

 “왜? 나이는 숫자라고 반말하면서 까불었던 그 사람 어디 갔나? 하하하”

 “내가요? 설마? 내 아니겠지, 친구들이 그렇게 했겠죠? 저는..”

 “시끄럽고 씻어라. 내 출근해야 한다. 같이 나가자. 밥 먹자.”

 “일요일인데 출근해요? 그리고 누나 대학생 아니야?”

 “대학생? 나는 대학생이다고 한 적이 없는데, 내 친구들이 대학생이지. 일요일이 제일 바쁘다. 그라고 니 옷은 니가 벗은 거다. 내는 니 안 잡아먹었다. 하하”


 집에서 조금 걸어가니 콩나물 해장국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이모. 여기 두 개.”

 “또 술 묵었나? 어이구 계집애야 술 좀 먹지 마라. 어라 어쩐 일로 남자랑 맨날 혼자 오더니, 누구야? 잘생겼네. 애인이야?”

 “아! 아니. 그냥 아는 동생이야.”

 물컵에 물을 따라 준다.

 “진짜 우리 이모야?”

 “네? 식당 이모가 아니고 진짜 이모?”

 “응! 우리 엄마 언니.”

 화장을 다르게 해서 그런가? 옷을 다르게 입어서 그런가?

 너무 다르다.

 억수로 청순해 보인다.

 ‘이제 좀 살 것 같다.’

 “가자 늦었다. 이모 간다. 밤에 올게.”

 “안녕히 계세요.”

 나는 90도로 허리를 숙이고 인사한다.

 “근데 누나 나는 여기가 어디인지도 모르겠고, 누나 이름도 모르고, 또?”

 “또? 뭐? 누나 나이도 모르고, 직업도 모르고, 또 뭐? 돈도 없고 집에는 어찌 가야 하고 모르겠어요? 그랬쪄요?”

 누나가 내 엉덩이를 토닥토닥한다.

 “자! 누나 명함이다. 그리고 누나 전 재산 2만 원이야. 이거 가지고 커피숍 가서 애들한테 삐삐 쳐봐. 포장마차랑 거리 얼마 안 돼?”

 “누나 만 원이면 되는데?”

 “으이구 됐다. 담배도 피우던데? 간다. 버스 왔다. 삐삐 쳐라.”

 ‘성안 백화점 장선미 pp:000-000-0000’ 명함을 보니 직접 만든 것 같다.

석류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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