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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숭이 속

(16) 언덕을 비비다

by 블라썸도윤

해를 품은

칠흑 같은 밤바다

어둠 먹고 가슴을 썬다


배를 태우지 않았는데

벌거숭이 속은

멀미를 하고


포말이 부서지면

해그림자 쫓아 나와

양 볼이 벌겋게

지져졌다







엊그제 월미도 밤바다 앞에 섰다. 주변인들은 거의 같은 이야길 어쩌지 못하고 내게 번복해서 말한다. 고쳐지지 않을 거면서, 거역할 거면서 자랑질이 못 되는데 내게 본인의 쓰레기를 매일 던지려고 한다. 이건 상담이 아니라 알려줘도 변하지 못하고 끌려다니는 속물이다. 답답함이 무겁게 쌓인 나는 밤바다의 어둠을 찾았다.


그들의 반복되는 같은 하소연이 듣기 싫어 이리로 피했다. 받아져 진 쓰레기 바다에 투척한다. 사람이니 자중도 해야 할 터. 비린내는 그들한테서 났다.


집 들어선 거울 앞에 빛이 비치니 바닷바람에 내 얼굴만 까맣게 탔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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