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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이윤 Mar 21. 2024

33살 내가 난임이라고?

모든 검사가 정상임에도 쉽지 않은 바로 너, 임신

2020년에 결혼을 하고

20대에는 일주일씩 하던 생리일수가 갑자기 3~4일로 줄어들어

걱정되는 마음에 회사 근처의 산부인과에서 나름 비싼 돈을 들여 산전검사를 하게 되었다.


걱정과 다르게 지극히 모든 게 정상.

심지어 난소나이는 AMH수치가 4점대로 나이에 비해 젊게 나왔다.

'왠지 임신을 시도하면 바로 성공할 것 같으니 결혼한지 딱 1년이 되는 시점부터 계획을 해보자.'

지금 생각해보면 참 건방졌던 그 때.

그래도 자신감은 넘쳤으니 좋게 생각한다.


배란일조차 계산할줄 몰랐던, 상당히 무지했던 나는

피임만 안하면 한 번에 생기겠거니 했다.

첫 번째 달은 배란일 조차 몰랐으니 될리가 만무.

두 번째 달은 배란 테스트기를 써서 시도해봤다.

왠지 차를 타면 속이 울렁거리고 커피를 마셔도 속이 울렁거리는 걸 봐서는

임신이 된 것 같단 말이야....?

하지만 그럴리가.








그렇게 한 달, 두 달, 세 달, 네 달이 흘러갔다.


마침 내가 다니던 회사는 외근도 많고 특히 분기별로 큰 일이 많아서

몸을 쓸 일이 많았다.

30대 임에도 나이로는 거의 막내였던 나는 줄곧 힘쓰는 일에 대동이 되곤 했는데.

임신이 생각보다 안 되니 회사탓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 이사를 하게 되어 통근시간이 편도로만 2시간 정도 걸리게 되면서

돈 벌려고 꾸역꾸역 회사를 다니다가 몸이 아파 애기도 못 갖는거 아닌가 생각했다.


그렇게 우리 부부는 상의 하에 임신 집중 계획을 하고 남편의 외벌이가 시작되었다.








22년 1월 6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나서

남편과 함께 인천에 있는 난임병원에서 산전검사를 다시 받게 되었다.

남편의 상태는 양호, 나의 AMH 수치는 3점대로 낮아졌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 수치였다.

그렇게 배란 초음파를 보며 3달간 자연 임신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를 하고 말았다.


어렸을 때 부터 급한 성격을 자랑하던 나는

"몇 차례 더 자연임신을 시도해볼까요 아니면 인공수정을 진행할까요?"라는 질문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인공수정을 선택했다.


우리 둘다 정상이니 인공수정을 하면 당연히 한 번에 성공하겠지?

하는 건방진 생각을 비웃듯이 1차부터 3차까지 임테기에서 두 줄은 전혀 보지 못했다고 한다.

이 때까지 내가 두 줄을 본거라고는 코로나 키트 두 줄뿐...


인공수정 1차를 실패했을 때에는

'그래 한 번에 성공하는 건 로또랬어. 2차에는 될거야.'


인공수정 2차를 실패했을 때에는

'왜 안되는거지..?' 짜증이 났다.


인공수정을 세 번을 실패했을 때에는 '내가 왜...? 왜 나만...?'하는 분노에 휩싸인 것 같다.


나는 여태껏 나름 건강 관리도 잘하고 검사 결과도 정상이고 체중 관리며 먹는거며

다른 사람 못지않게 잘 신경써서 살아온 것 같은데

왜 나만 임신이 안 되는거나며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괜시리 엄마에게 승질을 부리기도 했다.

그런다고 뭔가 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인공수정이 3회까지 실패를 하자 선생님이 다시 한번 선택지를 주셨다.

"인공수정을 한 번 더 해볼까요, 아니면 시험관으로 넘어갈까요?"


여태껏 인공수정으로 안됐는데 한 번 더 한다고 될 것 같지 않았다.

역시나 성격급한 나는 시험관으로 넘어가기로 혼자 결정을 해버렸다.

2022년 6월 겁도 없이 큰 희망을 품고 시험관 1차 시술을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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