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인생의 파도를 넘다
파도를 가르며 춤추듯 미끄러지는 서퍼들의 모습은 언제나 나를 매료시킨다. 거친 파도와 한 몸이 되어 균형을 잡는 그들의 모습에서 나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본다. 때로는 우아하게, 때로는 필사적으로 파도를 타는 그들처럼, 우리도 인생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서 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망설인다. 시퍼런 바다와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 앞에서 두려움이 앞선다.
서핑의 기본자세를 보면 인생을 사는 자세와 닮아있다.
첫 번째 패들링(Paddling)은 보드 위에서 머리를 약간 들고 엎드려 팔을 이용해 물을 깊게 저어 앞으로 나아가는 동작이다. 이것이 파도를 잡는 동작이다.
두 번째 포핑업(Popping Up)은 보드 위로 몸을 빠르게 일으켜 세우고 동시에 양발을 빠르게 보드 위로 가져와 서는 자세를 취한다. 보드 위에서의 자세는 뒷발을 보드 중앙에 두고, 앞발은 보드 앞쪽으로 이동하며 무릎을 살짝 구부린다. 무릎을 약간 굽히고, 중심을 낮게 유지하면서 몸의 균형을 잡는다.
그리고 중요한 건 파도를 읽는 것이다. 파도의 높이, 방향, 속도를 관찰하면서 타이밍을 잡는 법을 배워야 한다.
처음엔 안전한 곳에서 뒤뚱거리며 걸음마를 배운다. 넘어지고, 일어서고, 다시 넘어진다. 그렇게 우리는 걷고, 뛰기 시작한다.
어디 그뿐이랴.
걸음을 뗀 순간부터 우리 앞에 예기치 못한 파도가 밀려온다. 때론 그 흐름을 읽고 멋지게 올라타기도 하지만, 때론 균형을 잃고 차가운 물속으로 빠져들기도 한다.
중년에 접어들면 그간 넘어온 파도의 크기가 앞으로의 항해를 결정한다. 거친 파도를 넘어온 이는 더 큰 파도도 두렵지 않다. 반면 잔잔한 물결만 경험한 이는 작은 파도에도 휘청거릴 수 있다.
삶은 공평하지 않다고들 하지만, 긴 안목으로 보면 의외로 공평하다.
잔잔한 바다에서 자란 이는 파도의 높이, 방향, 속도를 읽을 줄 모른다. 오직 자신의 보드만이 전부인 양 살아간다.
반면 광활한 대양에서 자란 이는 다르다. 언제 덮칠지 모를 파도를 늘 경계하며 관찰한다. 균형을 잡고, 몸을 맡기고, 파도를 넘는다. 그 과정에서 단단한 근육과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길러진다.
인생은 때로 거친 바다와 같다. 젊은 시절부터 고난의 파도를 넘어온 이들은 인생의 거친 물살을 헤쳐 나가는 데 능숙하다. 그들이 체득한 지혜는 어떤 학위보다도 값지다.
끊임없이 배우고, 두려움을 이기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것. 이는 단순한 생존을 넘어 성장의 비결이다.
반면, 안정된 직장에서 수십 년을 보낸 이들은 때로 다른 모습을 보인다. 나 역시 그랬다. 대학을 나와 좋은 회사에 입사해 승승장구했다. 밤새워 일하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얻은 성취감은 대단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감은 어느새 오만으로 변해갔다. 내 판단이 언제나 옳다고 믿었고, 나와 다른 이들을 은연중에 무시했다.
그러나 회사를 떠나 맞닥뜨린 현실은 냉혹했다. 그제야 깨달았다. 내가 얼마나 안전한 울타리 안에 있었는지를. 예상치 못한 파도에 휩쓸려 수없이 물속으로 빠져들었다. 그 과정에서 비로소 깨달았다. 자신이 한낱 작은 미물에 지나지 않음을.
역설적이게도, 이 고통스러운 과정에 감사하다. 이를 통해 비로소 진정한 성장과 성숙을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초보 서퍼에 불과하지만, 이제는 파도를 읽을 줄 안다. 앞으로 또 어떤 파도가 올지 모르지만, 적어도 그것을 마주할 준비는 되어 있다.
야생의 바다를 먼저 경험하고 왕성하게 활동하는 선배들을 보며 배운다. 그들의 공통점은 유연성, 끊임없는 학습, 그리고 실행력이다. 새로운 기술이라는 파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즐긴다. 마치 숙련된 서퍼처럼.
인생이라는 바다는 누구에게나 미지의 영역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에게는 파도를 넘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유연성, 배움의 자세, 실행력, 그리고 타인을 향한 따뜻한 마음. 이것들이 우리가 가진 공평한 무기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무기를 활용할 용기뿐이다.
인생의 파도를 우아하게 타는 베테랑 서퍼를 만났다. 70대의 나이에도 여전히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그분은 마치 거친 파도 위에서 춤추는 듯했다.
인공지능과 인문학을 넘나드는 그의 지적 호기심은 끝이 없었고, 배움에 대한 갈증은 젊은이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그의 삶의 철학이 담긴 한마디가 내 가슴에 깊이 새겨졌다.
시작을 시작하라.
완벽을 추구하다 주저하지 말고, 시작하면서 길을 만들어가라는 이 말은 우리 시대의 새로운 진리처럼 느껴졌다.
그는 바로 '직업을 만드는' 정은상 맥아더 스쿨 교장 선생님이다. 70년 인생을 파도타기 하듯 살아오신 그분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큰 영감을 준다.
어떻게 그 나이에도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는 걸까? 그의 비결이 궁금하지 않은가?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정은상 선생님의 흥미진진한 인생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지금 바로 아래 링크를 클릭하여 그의 놀라운 여정 속으로 빠져보세요. 당신의 인생 서핑에 새로운 영감을 얻게 될 것입니다.
셀피시노마드 다섯번째 뉴스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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