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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맥스 Sep 18. 2024

호주 이야기 (#04 돌고래는 무슨...)

Nelson Bay


  호주에서 둘째 날을 맞이했습니다. 전날의 여독으로 거의 실신하다시피 잠에 들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조식을 했습니다. 여느 관광지 호텔과 같이 맛있는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구운 토마토가 특히 맛이 있더군요. 저는 여행을 가면 무조건 아침을 먹는 편입니다. 든든히 먹어야 여행지에서 관광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숙소는 Holiday Inn 이란 호텔인데 그리 고급스럽지는 않아도 깔끔하고 정갈한 곳이어서 3박 5일을 편히 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람이란 참 희한한 것 같습니다. 그 짧은 여행 기간에도 그날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면 마치 집으로 온 것처럼 아늑하고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둘째 날의 목적지인 Nelson Bay로 출발합니다. 일행이 탄 버스는 고속도로를 한참을 달리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렀습니다. 한국의 고속도로 휴게소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호주의 고속도로 휴게소는 거의 화물 트럭 중심의 휴게소였습니다. 조그마한 편의점 수준의 가게만 있을 뿐 별다른 시설이 없었습니다. 넓은 주차장에 화물 운송을 위한 트럭들만 잔뜩 주차되어 있는 말 그대로 화물차 휴게소 같았습니다. 한국과 같이 맛집이나 각종 편의 시설을 상상하시면 안 됩니다. ^^;




  Nelson Bayd'Albora Marinas에 도착을 했습니다. 돌고래를 만나러 가는 시간입니다. 지난번 5마리 누워있던 캥거루의 아쉬움을 달래고 돌고래나 실컷 구경하고 싶었습니다. 돌고래 떼 쇼를 볼 수 있을까요? 살짝 부푼 기대를 안고 해안가로 이동해 봅니다. 마치 어린아이가 된 듯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돌고래를 바다에서 만난다고 하니 말입니다.




   청명하게 맑은 하늘아래 부둣가에 정박해 있는 요트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 요트를 타고 바다로 달리면 얼마나 멋질까 생각해 봅니다. 호주에 살면서 요트 한 척 보유하고 한 번씩 바다로 나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돌고래를 만나러 갈 배에 승선했습니다. 천천히 관람객을 실은 배가 정박한 부두를 벗어났습니다. 배 위에는 빨간 머리 승무원이 눈에 띄었습니다. 배 위의 안전 요원 정도 되는 것 같았습니다. 계속해서 사람들을 돌아보면서 이상이 없는지를 점검하고 있었습니다. 닭 볏 같이 솟아있는 새빨간 머리가 참 특이하고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햇빛이 무서워 꽁꽁 싸매었습니다. 따가운 햇살은 걱정이 되었지만 넓은 바다 위로 부서지는 햇빛은 너무 멋졌습니다. 바다멍도 산멍 못지않게 좋더군요. 차원이 다른 바다멍이더군요. 바닷물을 가르며 지나가는 한 척의 요트 뒤로 펼쳐진 바다의 풍경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멋졌습니다.


  드디어 이날의 주인공인 돌고래를 만나는 시간이었습니다. '제발 캥거루와 같지는 않기를...'이라는 나의 바람은 여지없이 무너졌습니다. 돌고래 떼는 아니고 두어 마리 정도 살짝 등만 보이는 정도로 이 녀석들도 우리에게 모습을 보여주지 않더군요. 겨우 몇 마리의 돌고래 등짝을 보는 것으로 돌고래 쇼는 끝이 났습니다. 그 뒤로는 돌고래도 다시 볼 수는 없었습니다. 그냥 바다만 실컷 봤습니다. ^^;


   끌어당김의 법칙이 역시 작동한 것 같습니다. 캥거루 기억을 상상하며 혹시 모를 불안한 생각을 하니 평소 자주 출몰한다던 돌고래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걱정어린 마음이 부정적인 일들을 끌어당겼나 봅니다. 신기하게도 말입니다. 


  수상 제트스키가 시원하게 바다를 가로지르고 있고 달리는 배 뒤에는 스크루가 만드는 물보라가 일고 있습니다. 돌고래를 보러 왔지만 결국은 드넓은 바다 구경만 실컷 하고 왔습니다. 돌고래는 조금 아쉬웠지만 멋진 바다 풍경에 빠져서 잠시 육지의 세상의 복잡함을 잊어버렸습니다. 참 좋았던 시간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이렇게 둘째 날의 돌고래 쇼는 바다멍으로 변했지만 멋진 호주의 바다에서 머리를 정화하고 온 듯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맛있는 점심 식사 후에 다음 장소로 이동합니다.




(바다멍에 빠졌던 드림맥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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